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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당하는 시중은행 뒤…인뱅 떨고 있는 이유

  • 2023.02.22(수) 06:35

작년 이자이익 성장세 시중은행 2~3배 속도
복리후생비·스톡옵션 등 돈잔치도 더 후해
아직 영업 기반 약한데 '규제·경쟁 세질까' 걱정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금융당국이 연일 금융권의 이자 잔치와 성과급 문제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날려서다. 금융당국의 비판은 대형 시중은행을 향해 주로 쏟아지고 있지만 같은 1금융권인 인터넷전문은행도 이에 자유롭지 못하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고금리 시기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뒀고, 임직원 복리후생비는 시중은행에과 비교해도 후하다. 게다가 업력이 짧아 시중은행만큼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공공성 확대 요구를 받는 점이나, 은행 과점 해소 방안으로 제기된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안 등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변수들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자이익' 시중은행보다 더 급격히 늘어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설립 이후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은행권 호실적 대열에 합류했다. ▷관련기사: 카카오뱅크, 역대 최대실적에 드리워진 '그림자'(2월8일) 특히 4분기 카카오뱅크의 이자이익은 2774억원으로 전 분기(2025억원)와 비교해 37%, 전년동기(1876억원)에 비해서는 47.9%나 늘어났다.

'이자 장사' 핀잔을 듣는 시중은행의 연간 및 4분기 이자이익 전년 대비 증가율이 2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을 더 급격히 키운 것이다.

아직 실적 집계를 마치지 않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비슷하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이자이익 1008억원을 내면서 2분기(897억원)보다 12.37% 증가했다. 토스뱅크 또한 지난해 대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작년 3분기 이자이익이 902억원으로 전 분기(288억원) 대비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돈 잔치'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복리후생비부터 눈총을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의 임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는 지난 2021년 1823만원으로 시중은행 평균의 3배를 넘는 금액이었다. 같은 기간 시중 5대 은행의 평균 복리후생비의 경우 538만원이었다.

특히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경영진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등으로도 이미 '돈잔치' 눈총을 받은 바 있다. 우수 인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성과 보상 역시 더 적극적이다. 토스뱅크는 작년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입사 1주년을 맞은 임직원 47명을 대상으로 스톡옵션 48만7000주(액면가 기준 주당 5000원)를 주기로 했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이자이익 증가세가 시중은행보다 가파른 것은 맞지만 이는 여신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대출 규모가 작은 탓도 있다"며 "성과급이나 스톡옵션 같은 직원 보상에 적극적인 것도 시중은행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신생 기업이다보니 인재 유치를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제4 인뱅까지?…경쟁 부담 커질수

은행에 공공성이 강조되는 최근 국면도 인터넷전문은행에게는 부담을 키우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이라는 특수 역할도 주어져 있고 이 탓에 건전성 문제도 시중은행에 비해 열악해서다. "비용을 들여 공공성을 확대하기에는 아직 기반이 약한데 더 큰 임무가 부여될까봐 조심스럽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49%로 1년 전보다 0.27%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분기마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1년 0.22%에서 지난해 1분기 말 0.26%, 2분기 0.33%, 3분기 말 0.36%로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여 왔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전년 대비 0.26%포인트 오른 0.67%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3사 가운데 가장 높다. 토스뱅크도 지난해 3분기 말 연체율이 0.3%로 전 분기 말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시중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연체율이 0.16~0.22%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다.

금융권의 '이자장사', '돈잔치'가 은행권의 과점 체제에서 비롯됏다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 '제4 인터넷은행'의 출범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전반의 경쟁을 제고하는 효과보다 아직 시장이 크지 않은 인터넷은행들 사이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만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총자산(83조7000억원)은 시중은행 총자산(3295조9000억원)의 2.53%였다. 카카오뱅크가 1.23%,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0.83%, 0.47%다. 5대 시중은행의 전체 총자산(2300조5000억원) 비중은 은행권 전체의 69.7%인 것과 비교하면 경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당국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추가된다면 인터넷은행의 영업 활동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할 만하지만, 새로운 경쟁사가 생기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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