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금액이 8800억원을 육박하며 페이 시장이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자구책으로 기대했던 오픈페이도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내비치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픈페이 기능 개편과 더불어 다양한 전략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기사: 삼성·애플페이, 카드사 추월 '째각째각'(3월19일)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연합전선'을 구축해 핀테크사와 휴대폰제조사에 맞대응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오픈페이란 하나의 카드사 앱에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예를 들면 KB국민카드의 앱인 'KB pay'에서 신한카드나 하나카드를 등록해 결제하는 것이다. 한 카드사 앱에 해당 카드사 상품만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카드사 상품을 간편결제 수단으로 등록, 지갑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 카드사들의 목표였다. 현재는 국내 전업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카드) 중 6곳(신한·KB국민·하나·롯데·비씨·농협카드)이 오픈페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출범한 지 일년이 지났지만 오픈페이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적은 참여사와 제한된 기능 등 여러 문제점이 부각되며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다.
특히 오픈페이는 복잡한 사용 절차 등이 문제로 떠오르며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현재 오픈페이는 오프라인에서만 결제할 수 있으며 온라인 결제가 지원되지 않아 결제 방식에 한계점이 있다.
또 애플페이나 삼성페이 같은 휴대폰제조사의 경우 지문 인식 등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나 오픈페이는 카드사 앱에 접속해 추가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결제시 큐알(QR) 코드 생성 등이 늦어지며 소비자들의 불만을 확산시켰다.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페이의 경우 온라인이 가능해져야 점유율이 올라갈텐데, 오프라인만 가능한 상황에서 실효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감이 있다"며 "카드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불편사항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자사 앱에 타사 카드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다보니 카드사가 별로 협업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불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능 개편과 더불어 다양한 전략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사 오픈페이는 앱카드 자체를 깔아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고 결제를 하기 위한 QR 생성도 단말기를 테그하는 방식의 애플페이나 근거리 무선 통신(NFC) 방식을 사용하는 삼성페이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소비자들이 이용을 꺼리는 측면이 있다"며 "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부가 혜택 등이 제공돼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