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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밸류업 내건 우리금융…시장선 '갸우뚱'

  • 2024.08.05(월) 17:08

우리금융,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제시
M&A에 불확실한 금융환경…공수표 될라

우리금융지주가 '통 큰'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지만 공수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비율이 올라가면 배당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인데, 당장 자본비율이 내려갈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조 단위의 돈이 들어갈 M&A를 앞두고 있는 데다 영업 환경이 악화할 수 있어 수익성을 지속해서 끌어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선 반신반의한 표정이 역력하다.

우리금융의 '통 큰 공약'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5일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주주들에게 이익을 최대한 배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핵심은 수익성을 끌어올려 자본의 건전성을 확보하면 주주환원률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보통주자본비율 비중이 12.5~13.0%구간까지 올라가면 주주환원율 40%, 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넘어서면 주주환원율 50%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주환원율이 40%가 넘어갈 경우 배당성향 30%는 유지하고 배당 초과분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단 올해 말까지 보통주자본비율을 12.2%까지 끌어올리고 내년 말에는 최소 목표치인 1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우리금융의 계획이다.

우리금융 측은 "견조한 이익 실현과 적정 내부 유보를 통해 자본을 끌어올리고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짜 가능할까

올해 2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2.04%다. 지난 2020년 10% 였던 것이 매년 꾸준히 올라 지난해말 12%대에 올라섰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꾸준히 순익을 끌어올리는 등 기초체력을 다져온 결과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공약' 대로 올해 말까지 12.2%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칫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당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 관건이다. 그룹의 핵심인 은행의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우리금융지주가 추진하는 보험사 인수에 '큰 돈'이 들어갈 것이란 점도 보통주자본비율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탠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재 다자보험 측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 가격으로 2조5000억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2조5000억원 이상을 배팅하면 보통주자본비율이 오히려 0.2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전배승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 규모가 2조5000억원을 상회하면 밸류업 추진 관점에서 자본관리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올해 2분기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가계부채 및 소상공인 등 여러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에게 미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더 다지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난 5월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이 시작됐고 올해 말부터는 스트레스완충자본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의 영업환경이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어서 우리금융의 밸류업 방침이 계획대로 흘러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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