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이례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온라인 설명회를 열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밝힌 가운데, '개미투자자'들 역시 신한금융지주가 신경쓰고 있는 주주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일반투자자들의 주주권리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정책방향에 호응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21일 그룹 유튜브 채널에 '개인투자자 대상 기업가치 제고 계획 설명회'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바탕으로 주주환원율 50% 달성 및 주식 5000만주 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상세히 설명하기 위함이다.
설명회는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CFO(재무부문장)이 사전에 접수한 질문들에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천상영 CFO는 신한금융이 밸류업 계획을 내놓은 이유와 밸류업 계획의 핵심에 대해 설명했다.
천상영 CFO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늘었지만 국내 주식에 대한 매력이 낮아 개인투자자들에게 외면당했다"라며 "그 중에서도 금융주는 재무적으로도 안정적이고 배당도 꾸준히 해왔지만 PBR(주가순자산가치)가 0.4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라며 그간의 상황을 언급했다.
이어 "이번에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은 저평가 돼 있는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라며 "핵심은 자본의 효율적인 배치와 수익성제고, 글로벌 금융사 수준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경쟁 금융지주 역시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고 모두 방향성이 비슷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천 CFO는 "차별성은 속도, 구체성, 실행력"이라며 "단순한 선언적 목표에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상장주식수가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많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PBR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이전에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주주환원에 더욱 효과적인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지주의 상장주식수는 5억939만3214주로 KB금융지주(4억351만1072주), 하나금융지주(2억9235만6598주)보다 1억주 이상 많다.
천 CFO는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이 더 선호될 수는 있지만 주주환원은 다양한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라며 "정기적인 현금 배당이 필요한 배당 위주의 펀드, 연금수익 목적의 투자자 수요 등도 충족시켜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배당은 그간의 수준을 소폭 상회하면서 적정 수준의 기업가치 도달 전까지는 자사주 소각 비중을 늘려나가겠다"라며 "투자자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유연성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천 CFO는 "(이러한 계획 달성을 위해)고객과 시장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발맞춰 기업들이 일반 주주들의 가치 제고에도 좀 더 힘써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따라서 신한금융이 이날 내놓은 설명회 영상은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도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일반주주 주식가치에 대한 빈번한 침해 등을 언급,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일반 주주들의 권리도 지켜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