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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가구 ‘일룸’의 변신…퍼시스 후계자의 승계줄

  • 2022.04.07(목) 07:10

손동창 창업주 후계자 손태희 사장 일룸 소유주
매출 3710억…모태 퍼시스 능가 승계작업 결실 

중견 가구업체 퍼시스의 가업세습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황태자’의 사실상 개인회사 일룸이 덩치가 커질 대로 커졌다. 퍼시스를 대표하는 얼굴이 일룸으로 교체될 판이다. 향후 후계자가 경영권 승계의 발판으로 삼기에 안성맞춤인 계열사로 진화했다. 

손동창 퍼시스 명예회장(왼쪽).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창업주의 치밀(?)한 세습작업

7일 일룸에 따르면 2021년 매출(별도기준)이 371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보다 18.8%(586억원) 증가했다. 2012년(518억원) 이후 무려 9년 연속 성장 추세로 역대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으로는 284억원을 벌어들여 역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23.0%(53억원) 늘어났다. 2017년(30억원) 이후 연속 확대 추세도 이어갔다. 이익률 또한 7.4%로 4년 전 1.6%와 비교하면 5배로 뛰었다. 

일룸은 퍼시스 계열 가정용가구 업체다.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에서 1남1녀 중 장남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으로 대(代)물림되는 퍼시스 가업세습의 키를 쥐고 있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2016년 11월 일룸을 시작으로 의자 전문업체 시디즈(2017년 4월), 물류업체 바로스(2017년 9월)를 후계자의 손아귀에 쥐어준 뒤 일룸 계열을 키우는 데 공을 들여온 창업주의 치밀(?)한 사전정지작업의 결과다. 

1983년 3월 ‘한샘공업’(현 ㈜퍼시스)으로 출발한 퍼시스는 현재 5개 국내 계열 중 모태인 사무용가구 업체 ㈜퍼시스만이 창업주 지배 아래 있을 뿐이다. 손 명예회장(이하 소유지분 80.5%)을 정점으로 지주회사 퍼시스홀딩스(33.6%)→㈜퍼시스 구조다. 

반면 일룸(48.3%·55.0%))→시디즈·바로스로 연결되는 일룸 계열의 최상단에는 황태자가 위차해 있다. 손 사장이 일룸의 1대주주로서 실질지분 75.2%(일룸 자기주식 61.3% 제외)를 갖고 있어서다. 

황태자의 경영권 승계 지렛대

따라서 퍼시스의 현 지배체제 아래에서 3대 주력사 중 하나인 일룸이 보여주는 재무 수치들은 창업주의 의도대로 일룸 키우기도 무르익어 가업승계를 위해 점점 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룸이 설립된 때는 2007년 1월. 첫 해만 해도 매출은 ㈜퍼시스의 6분의 1(398억원 vs 23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손 사장이 일룸을 접수하기 직전인 2014년부터 탑배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TV광고를 론칭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면서 일룸은 180도 변신했다. 

마침내 2020년 일룸은 시디즈 및 바로스를 제외한 본체 매출만으로도 ㈜퍼시스를 앞질렀다. 아울러 작년 매출은 445억원(3710억원 vs 3270억원) 웃도는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2021년(284억원 vs 287억원)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가 됐다. 

덩치도 커질 대로 커졌다. 총자산 1650억원(2021년 말)에 자기자본은 1030억원에 이른다. 재무건전성도 나무랄 데가 없다. 설립 이래 줄곧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60.2% 정도다. 

경영승계와는 별도로, 손 사장은 이제 ㈜퍼시스 계열만 접수하면 지분승계는 마침표를 찍는다. 손 사장이 일룸을 지렛대 삼아 퍼시스홀딩스에 현물출자하거나 혹은 합병하든지, 지주회사 지분 증여 등에 대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일룸을 상장하든지, 마지막 한 수 만 남겨놓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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