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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서울가스 2년 연속 영업적자…3세 개인회사 7년째 최대 흑자

  • 2025.03.26(수) 07:10

김영민 장남 김요한 SCG솔루션즈 1人 소유
작년 영업이익 163억 최대…잉여금 740억
서울가스 기반 용역·공사 부문 마진율 월등

180도 딴판이다. 중견 에너지그룹 SCG의 간판 계열사 서울도시가스는 작년에 손실 폭을 키우며 2년째 영업적자를 냈다. 3세 후계자의 개인회사 에스씨지(SCG)솔루션즈는 서울가스를 뒷배로 둔 사업부문에서 실속을 챙기며 7년 연속 사상 최대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김영민 SCG그룹 회장(오른쪽). 후계자 김요한 서울도시가스 부사장.

김요한 1인회사 승계 지렛대 가치 Up

26일 SCG솔루션즈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 매출(별도) 35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보다 23.6%(681억원) 증가했다. 1년 만에 다시 성장 추세로 전환하며 2009년 11월 설립 이래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63억원, 140억원을 벌어들였다. 1년 전보다 8.0%(12억원), 1.8%(2억원) 확대됐다. 이에 따라 두 지표는 모두 2018년부터 7년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SCG그룹 3대 후계자인 김요한(43) 서울가스 기획조정실장(부사장)의 1인 회사다. 김 부사장은 SCG가 뿌리를 두고 있는 대성(大成)그룹의 고(故) 김수근(1916~2001) 창업주 손자이자, 김영민(80) 현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이다. 

SCG솔루션즈의 작년 재무수치는 향후 SCG 후계 세습의 지렛대로서 활용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델테크놀로지스·씨게이트·벤큐·아리스타네트웍스 등 글로벌 IT사와 글로벌 태양광 셀·모듈 제조사의 공식총판이자 도시가스 용역관리 및 배관설비 공사, 빌딩․시설 관리 업체다.  

매출 비중은 사업성격상 B2B 상품매출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해에는 86.9%(3100억원)를 차지했다. 실속은 별로 없다. 매출총이익률(마진율)이 6.7%(매출총이익 208억원/매출 3100억원)에 불과하다. 

알짜는 따로 있다. SCG솔루션즈는 서울가스로부터 전체 매출의 11.0%(391억원)를 올렸다. 즉, 주로 서울가스와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용역매출과 공사수익은 마진율이 월등이 높다. 각각 18.1%(68억/374억원), 12.9%(12억/92억원)에 이른다. 

서울도시가스, SCG솔루션즈 영업이익 추이
SCG솔루션즈, 서울가스 매출 및 2024년 사업부문별 마진

서울가스 작년 영업적자 113억…전년의 2배

서울가스는 삼천리(2024년 시장점유율 16.2%)에 이어 전국 2위(7.8%) 도시가스업체다. 서울 강서구 등 11개구 232.7㎢와 경기 김포·고양·파주 3개시 1104.5㎢ 총 1337.2㎢ 지역을 공급권역으로 하고 있다. 

정작 서울가스는 작년 매출(별도) 1조6900억원에 영업손실 11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50억원 적자 전환 이후 손실 폭이 128.1%(64억원) 불어났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 1990년대 말 이후 최대 적자다. 

서울가스는 영업실적이 신통찮아졌지만 서울가스를 사업기반으로 둔 3세 개인회사는 되레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SCG솔루션즈는 2013년 김 부사장에게 배당금 5억원을 푼 것 말고는 벌어들이는 족족 수익을 쟁여놓고 있는 상태다. 2024년도에도 건너뛰었다. 이익잉여금은 740억원으로 불어났다. 

계열사도 적잖다. 2022년 2월 인수한 예스코 계열 가스미터기 제조업체 SCG그리드(옛 대한가스기기)를 비롯해 SCG랩·홈텔리어·주빅스 등 국내 4개와 태국·중국 등지의 3개 해외법인도 있다. 

현재 김 회장은 서울가스 계열에 대해 변함없이 강력한 장악력을 가지고 있다. 1인 지주회사(지분 98.04%·자사주 1.96%)인 보운㈜(옛 서울도시개발) 소유의 26.27%, 개인지분 9.54% 도합 35.81%의 지분을 통해서다.    

반면 김 부사장은 서울가스 지분이 현재 0.02%로 없다시피 하다. 이것만 보면 3대 지분 승계는 걸음마 조차 떼지 않은 듯 보인다. 하지만 김 부사장의 믿는 구석 SCG솔루션즈가 점점 알짜로 변신하는 만큼 이를 활용해 승계기반을 닦아나갈 여지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김 부사장이 직접 매입하든 우회적으로 취득하든, SCG솔루션즈를 서울가스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줄로 활용할 개연성이 있다. 합병 등을 통해 김 회장 소유의 최상위 지배회사 보운㈜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아니면 김 회장의 핵심 지분 증여시 세금 재원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SCG그룹 계열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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