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위 도시가스업체인 서울도시가스(SCG)가 전문경영인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물갈이한다. 작년 영업손실이 1년 전보다 3배 넘게 불며 1990년대 이후 최대 적자를 낸 와중이다. 무엇보다 경영권 승계를 눈앞에 둔 후계자가 경영 최일선에 나설지 주목거리다.

오너 부자, 공동 CEO 4인 사내이사 체제
10일 서울도시가스㈜에 따르면 오는 20일 2024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결산재무제표 승인 외에 현재 7명으로 구성돼 있는 이사진 교체 안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현재 서울도시가스 사내이사진은 김영민(80) 회장과 김요한(43) 부사장(기획조정실장) 오너 부자를 비롯해 4인 체제다. 김 회장은 2003년 3월 대표에서 물러나며 이사회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남1녀 중 장남이자 유력 후계자인 김 부사장은 2009년 3월 합류했다.
이외 두 자리는 전문경영인인 박근원·김진철 공동 CEO가 차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13년 3월, 김 대표는 2017년 3월 사내 등기임원 선임과 함께 대표에 올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반면 현재 이사 선임 안건대로라면, 두 CEO는 이번 주총을 끝으로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임기가 3년 단위인 오너 부자와 달리 전문경영인의 경우 2년 단위인 현 사내이사 선임 체제에서 공동대표가 임기 만료와 함께 퇴임하게 되는 것.

2년 연속 영업적자 2015~2016년 이후 8년만
SCG그룹 간판 계열사인 서울도시가스㈜는 삼천리(2024년 시장점유율 16.2%)에 이어 전국 2위(7.8%) 도시가스업체다. 서울 강서구 등 11개구 232.7㎢와 경기 김포·고양·파주 3개시 1104.5㎢ 총 1337.2㎢ 지역을 공급권역으로 하고 있다.
요즘 벌이가 시원찮다. 매출(연결)이 2022~2024년 1조7000억원대에서 정체 양상이다. 특히 작년에 영업손실 10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32억원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손실 폭이 221.4%(71억원) 불어났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 1990년대 말 이후 최대 적자다. 2년 연속 영업적자 또한 2015~2016년(25억→67억원) 이후 8년만이다.
뒤집어 말하면 두 CEO의 퇴진으로 후계자인 김 부사장이 경영 최일선에 등장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 회장이 대표로 복귀할 개연성도 있다. 물론 교체되는 새 이사진으로 현행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도시가스는 이번 주총에서 김 회장 재선임 외에 사내이사 3명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진용민 경영부문 총괄 전무, 황주석 안전1부문 총괄 상무, 임규성 재경부문 총괄 상무가 면면이다. 사외이사진은 5명으로 확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