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에너지그룹 서울도시가스(SCG)의 오너 3세 개인회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향후 가업세습을 위한 자금줄로서 활용가치가 커지면서 가성비 또한 흥미를 더한다. SCG그룹의 오너 김영민(79) 회장의 후계자 김요한(42) 서울가스 부사장이 에스씨지솔루션즈에 들인 개인자금이라고는 2억5000만원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김영민·김요한 父子 공동소유→1인회사
김 부사장이 SCG그룹의 사업 중추 서울가스 경영에 발을 들인 시기는 2009년 3월이다. 27살 때로, 상무 타이틀을 달고 곧바로 이사회 한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이어 이듬해 6월 전무, 1년 뒤 다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직책은 예나 지금이나 딱 하나 기획조정실장이다.
후계자의 경영 입문 무렵인 2008년 11월 서울 강서구 염창동 서울가스 사옥에 만들어진 계열사가 현 SCG솔루션즈의 전신, ‘에코끼리(ECOKIRI)’다. 2010년 3월에 가서는 ‘서울도시산업’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원래는 오너 부자 공동소유였다. 초기 자본금 5000만원에 김 부사장이 60%(3000만원)를 출자했다. 직접 대표까지 맡았다. 40%(2000만원)는 서울개발이 댔다. 당시나 지금이나 김 회장이 유일(唯一) 주주(98.04%·이외 자사주 1.96%)로 있는 개인회사다.
오래 가지는 않았다. 이듬해에 바로 김 부사장 1인 소유가 됐다. 서울개발이 원가에 주식을 전량 김 부사장에게 넘겼다. 이후로 김 부사장이 ‘나 홀로 회사’에 집어넣은 자금이라고 해봐야 2009~2010년 2차례에 걸친 2억원뿐이다. 더 이상 돈이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SCG솔루션즈 계열사 6곳…기업볼륨 ‘Up’
김 부사장은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서울산업을 앞세워 계열사들도 하나 둘 차리기 시작했다. 서울산업 설립 이듬해인 2009년 11월 만든 업체가 SCG솔루션즈다. 이곳도 김 부사장이 대표 명함을 가지고 경영을 챙겼다.
서울산업이 2010년 1월까지 초기 자본금 25억원을 전액 출자했다. 2011년 4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개인주주(지분 10.71%)를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잠시였다. 2013년 4월 다시 개인주주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해 예전처럼 서울산업 완전자회사로 만들었다.
같은 해 8월 김 부사장이 자신의 지배 아래 있는 두 계열사를 합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SCG솔루션즈가 100% 모회사 서울산업을 역(逆)합병으로 통합한 게 이 때다. 김 부사장이 딱 2억5000만원으로 현 SCG솔루션즈 지분 100% 1인 주주로 있게 된 이유다.
‘[거버넌스워치] 서울도시가스 ①편’에서 얘기한대로, 현재 SCG솔루션즈 본체는 기업용 IT제품 유통을 비롯해 알짜 부문인 서울가스의 용역관리 및 배관설비 공사, 빌딩·시설 관리사업을 하며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에 더해 볼륨을 키우는 데 한 몫 하는 계열사들도 적잖다.
2022년 2월 예스코 계열 가스계량기 업체 옛 대한가스기기 지분 68.67%를 55억원에 인수, 계열 편입했다. 현 에스씨지그리드다. 모바일 앱 개발·디자인 및 도시가스 솔루션 통합플랫폼 업체 에스씨지랩(40%), 호텔식 홈클리닝 및 침구류 교체 서비스 업체 홈텔리어(80%)도 거느리고 있다. 태국·중국 등에 3개 해외법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