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교육출판·에너지그룹 ‘미래엔(MiraeN)’이 ‘펫(Pet·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계속해서 자금을 수혈하느라 허덕대는 양상이다. 오너 김영진(51) 회장이 야심차게 국내 1위 완구업체 영실업을 인수했던 것처럼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했지만 이 역시 적자만 쌓이며 자본잠식에 빠져들어서다.

24일 ㈜미래엔에 따르면 100% 자회사 바우라움은 작년에 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2년 28억원을 기록한 뒤 되레 2연 연속 뒷걸음질 쳤다. 3년간 적자 추세가 이어져 10억원, 25억원에 이어 또 1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펫사업을 본격화한 지 4년이 다 되도록 전혀 돈이 안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우라움(BOWRAUM)’은 원래 미래엔그룹 계열의 유아·초등생 학원 및 키즈카페 운영업체 미래엔에듀케어가 2019년 8월 론칭한 펫케어 브랜드다. 서울 성동구에 애견호텔부터 미용·독파크 등을 갖춘 400평 규모의 펫케어 센터를 운영해 왔다. 이를 2021년 12월 그룹의 모태이자 교육·출판부문 주력사인 ㈜미래엔이 자회사로 법인화했다.
바우라움 설립을 계기로 펫 비즈니스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를 위해 2022년 3월에는 펫케어 앱 ‘반려의고수(Vango)’를 론칭했다. 기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플랫폼으로 펫 비즈니스를 확장한 것.

기대와는 딴판이다. 바우라움은 ‘반려의고수’ 서비스를 중지한 상태다. 지금은 작년 11월에 오픈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경기 용인시 롯데마트 신갈점 2개 오프라인 펫케어 센터와 12월 론칭한 ‘반비서’ 펫케어 매장관리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자회사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보니 ㈜미래엔 또한 이를 건사하는데 적잖이 품이 들고 있다. 바우라움 설립 초기 5억원을 출자했던 ㈜미래엔은 2023년 42억원에 이어 작년에도 5월 10억원, 7월 25억원 등 연쇄적으로 35억원을 추가로 집어넣었다.
하지만 ㈜미래엔의 총 82억원의 자금 수혈에도 불구하고 바우라움은 작년 말 현재 43.8%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계속된 적자 누적 탓에 자기자본이 33억원으로 쪼그라들며 자본금(60억원)을 26억원가량 까먹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