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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경동도시가스 소유 ‘핏줄’, 경영 ‘사위’…2년 더

  • 2023.03.27(월) 07:10

후계자 경동 장손 손원락 부회장
‘경영 실권자’ 맏사위 송재호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공존 체제 지속

소유권은 ‘핏줄’, 경영권은 ‘백년손님’. 

도시가스업계 2위 경동도시가스 계열 지배구조에 ‘이변’은 없다. 가업의 소유권은 진즉 핏줄인 손(孫)씨 일가의 장손에게 넘어갔지만, 경영의 전권(全權)은 한 평생을 두고 늘 어렵다는 ‘백년손님’ 사위가 쥐고 있다. 후계자와 사위의 공존 체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손경호 경동도시가스 명예회장(왼쪽). 맏사위 송재호 경동홀딩스 겸 경동도시가스 회장.

오너 일가 2명, 전문경영인 2명 전원 연임

27일 경동도시가스에 따르면 현 이사진 4명의 임기 만료에 따라 이 중 3명을 지난 22일 2022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했다. 뒤이어 경동인베스트는 오는 29일 주총을 열어 임기가 종료된 이사진 4명을 모두 연임시킬 계획이다. 

지주회사 경동인베스트와 주력 사업자회사 경동도시가스는 이사회 멤버가 각각 사내 2명·비상무 1명·사외 1명 등 총 4명이다. 2년(임기) 마다 같은 해에 이사진을 선임한다. 올해에는 경동도시가스 사외이사 1명만 교체했다.  

오너 일가인 송재호(56) 경동홀딩스 겸 경동도시가스 회장, 손원락(46) 경동인베스트 부회장과 전문경영인 정승진(48) 경동인베스트 대표, 나윤호(57) 경동도시가스 사장 등 4명이 이번에 재선임됐거나 예정인 사내이사진의 면면이다. 

이번 주총 결과는 중견 경동그룹의 장남가(家)인 경동도시가스 계열의 오너 지배구조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소유 장남, 경영 사위’ 체제가 앞으로 2년간 더 이어진다는 의미다. 

경동도시가스 핵심 계열사 등기임원

후계자 못 박은 시기 실권자 사위의 부상

경동은 고(故) 손도익 창업주의 3남2녀 중 아들 3형제가 2002년 11월 계열분리를 통해 3개 그룹으로 분화, 저마다 뿌리를 내렸다. 장남 손경호(79) 경동도시가스 명예회장, 차남 손연호(72) 경동나비엔 회장, 3남 손달호(66) 원진 회장이다. 

경동도시가스 계열은 최상위 지배회사 경동홀딩스→지주사 경동인베스트를 정점으로 삼천리에 이어 업계 2위의 주력 중의 주력 자회사 경동도시가스를 비롯해 ㈜경동·경동에너아이·경동건설 등 18개 계열사를 아우른다. 

반면 2대 경영자인 손 명예회장은 현재 삼형제 중 유일하게 경영후선으로 비켜나 있는 상태다. 2015년 3월 경동도시가스에 이어 2017년 3월 경동홀딩스 대표에서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후계자는 정해져 있다. 1남3녀(소연·주연·은희·원락) 중 장남 손원락 부회장이다. 

지분 대물림도 마쳤다. 경영일선에서 퇴진한 2017년 경동홀딩스 지분 21.13%의 2세 증여가 도화선이다. 현재 경동홀딩스(45.17%)→경동인베스트(37.04%)→경동도시가스 등으로 연결되는 계열 지배구조의 정점에 홀딩스 최대주주(37.03%)인 손 부회장이 위치하고 있는 이유다. 

한데, 손 명예회장은 경영 퇴진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후계자에게 회장 자리를 넘겨주지 않고 있다. 대신에 계열분리 이후 자신을 도와 경동도시가스를 이끌었고, 기대에 부합했던 맏사위에게 물려줬다. 맏딸 손소연(51)씨의 남편 송재호 회장이다.

경동도시가스그룹 주요계열 지배구조

경동도시가스 ‘장자 vs 백년손님’의 한계

송 회장이 모태 옛 경동도시가스의 대표로 선임된 때는 2005년 3월. 이어 2015년 3월 손 명예회장 퇴진 당시 부회장, 이듬해 3월 회장으로 승진했던 것. 아울러 2017년 4월 경동인베스트(존속·지주)와 경동도시가스(신설·사업)로 분할된 이후로도 경동도시가스 대표 자리를 비운 적이 없다. 현재 나윤호 사장(2015년 3월 선임)과 각자대표 체제다. 

2020년 3월에는 경동홀딩스의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도 올랐다. 강원 삼척의 국내 최대 민영탄광 상덕광업소 운영업체 ㈜경동까지 포함하면 3개사의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다만 송 회장의 경영상의 입지만 놓고 보면, 손 명예회장의 ‘사위 승계’도 점쳐볼 수 있겠지만, 이를 일축하고도 남을 만한 치명적인 한계 또한 분명 존재한다. 

송 회장은 지배회사 경동홀딩스 말고는 계열 지분이 전혀 없다. 홀딩스 지분 또한 5.38%에 불과하다. 부인 손소연씨(5.65%)도 주주로 있지만 합해봐야 11.03%다. 처남 손 부회장(37.03%)의 3분의 1이 채 안 된다. 

반면 경동도시가스 계열이 실질적 지배주주인 손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매형에 비해 경영상의 입지가 뒤쳐져 있다. 18개 계열 중 대표를 맡고 있는 곳은 개인 소유의 별 존재감 없는 전자회로기판 업체 경동이앤테크가 유일하다. 

경동홀딩스의 1대주주지만 사내이사로만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또 지주 전환 이후 주력사인 경동도시가스의 비상무이사직만 갖고 있다. 경동인베스트의 사내이사지만 대표를 맡은 적이 없다. 최고경영자(CEO)는 줄곧 전문경영인 몫이다. 지금은 정승진 대표(2021년 4월 선임)가 맡고 있다. 

바꿔 말하면, 손 명예회장이 일찌감치 장남을 가업 계승자로 낙점하기는 했지만 경영 대권까지 물려주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경동의 장손이 짧은 기간 ‘온리 원(Only One)’ 완전한 1인 지배체제를 거머쥘 지에 물음표 세례가 쏟아지는 이유다. 

경동홀딩스 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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