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잘된 모델을 쫓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아니라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드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 험난했던 10년에 가까운 기술 개발 과정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업화 성과로 돌아올 것입니다."
한성호 올리브헬스케어 대표는 자사의 기술력과 비전을 '세상에 없던 도전'이라는 말로 압축해 설명했다. 2016년 설립 이후 약 10년, 마침내 그 결실이 상업화의 문턱을 넘었다.
한 대표는 서울대 물리학 학·석사와 콜로라도대학교 물리학 박사를 거쳐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센터, 캘리포니아대 암센터 연구원, LG전자 수석연구원 등을 역임하며 과학자로서 연구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현재는 경영과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기존 유방암 진단 기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솔루션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열겠다는 각오다.
암 '덩어리' 아닌 '변화'를 보다
올리브헬스케어의 핵심 경쟁력은 다파장 근적외선 분광학 기술이다. 빛을 이용해 인체 조직의 헤모글로빈, 지질, 수분, 콜라겐 등 생체 지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종양은 물론 지방 및 체성분, 근육 상태 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집약된 유방 진단 기기가 바로 '세노뷰(SenoVue)'다. 세노뷰는 악성 종양이 성장 과정에서 혈관을 만들고 산소를 소비할 때 나타나는 산소화·탈산소 헤모글로빈, 지질, 수분 등 생리학적 변화 신호를 포착해 영상화한다. 세노뷰는 2025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
한 대표는 "기존의 맘모그래피(유방촬영술)나 초음파가 암이 덩어리(종괴)로 자라난 뒤 형태를 확인하는 '구조적 영상' 방식이라면, 우리는 종괴 형성 전후의 생리학적 변화를 포착해 보여주는 '기능적 영상'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종괴가 뚜렷하지 않은 초기 단계의 변화나 치밀 유방 조직에서도 의심 징후를 포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방사선 피폭 우려가 없고, 환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맘모그래피의 압박 통증 없이 약 5분 내외의 검사로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높은 암 판독력…"불필요한 검사 줄인다"
올리브헬스케어는 국내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두번의 탐색임상(121명)과 허가를 위한 확증임상(300명)을 통해 기술을 검증했다. 여기에 자체 보유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통해 정확도를 고도화시켰다.
이를 통해 세노뷰는 유방암 환자를 양성으로 판별하는 민감도와 비환자를 정상으로 판별하는 특이도 모두에서 유의미한 성능을 확인했다. 각종 연구에서 보고된 기존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의 성능을 뛰어넘은 수치다.
올리브헬스케어는 이러한 성능을 바탕으로, 검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추가 검사·조직검사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양성 의심 → 추가 검사 → 조직검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환자가 겪는 심리적 부담과 의료 자원 소모를 줄일 수 있다.
한 대표는 "세노뷰가 고위험(악성 의심) 소견을 제시했지만 조직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온 사례가 있었다"며 "환자가 불안감을 호소해 수술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깊은 부위에서 악성 조직이 확인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상업화 원년…"올해 매출 성과 낸다"
올리브헬스케어는 올해를 기술력이 매출로 직결되는 '상업화 원년'으로 삼았다.
특히 대당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맘모그래피 장비를 갖추기 어려운 개발도상국 등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파라과이, 엘살바도르,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 도서 지역 또는 의료 소외 지역이 많은 국가들로부터 세노뷰의 구매 및 협력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파라과이의 경우 법적으로 무료 검진이 보장되지만 장비가 없어 실제 혜택을 보는 여성은 3%에 불과하다"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도서 지역이 많아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국가들에서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국내는 병원·건강검진기관별 시장 진입 전략을 마련해 실행 중이며, 일부 대형병원과 건강검진기관과의 계약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파트너사를 통한 진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 대표는 "각 나라의 의료인프라와 건강보험제도의 특성에 맞춘 진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세노뷰 제품도 라이트버전을 추가하고 구독료 모델도 준비했다"면서 "이미 데모 제품이 각 나라에 진출하는 등 올해 구체적인 매출 성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러한 성과로 올해 매출 16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재활·미용 시장도 진출…'플랫폼 기술'로 확장
올리브헬스케어의 시선은 유방암 진단을 넘어 더 넓은 영역으로 향한다. 핵심인 '다파장 근적외선 분광학 기술'이 다양한 영역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이다.
미용, 재활의료기기 영역을 주목한다. 회사는 복부 지방 측정기 '벨로(Bello)'와 근육 건강 측정기 '피토(Fitto)' 등의 제품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매출 10조원 규모 기업 마크니카(Macnic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진출을 본격화했다. 피토는 노령층 근감소증 관리를 위한 재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일본 요양 시설 등에 공급되고 있다.
한 대표는 "암 진단 분야에서도 갑상선암, 피부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단일 질환 진단 기기를 넘어 범용 진단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브헬스케어의 기술 가치는 이미 해외에서 주목했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2025 세계 최고 헬스케어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글로벌 400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올리브헬스케어를 비롯해 8개사가 선정됐다.
한 대표는 "현재 상장 전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세계 여성들이 언제 어디서나 고통 없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