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은 정부가 주도한 경제협력사업보험에는 보장 액수가 작다는 이유로 가입하지 않았다. 민간 보험사의 재산종합보험 또한 약관상 조건 불일치에 만기가 지나 효력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 금강산 내 재산을 풀어주지 않을 경우 현대아산은 한 푼도 챙기지 못하게 된다.
◇ 경협보험 미가입.."보장액 적어"
현대아산은 21일 증권신고서를 통해 "금강산 지역은 경제협력사업보험이 가입돼 있지 않다"며 "재산종합보험의 경우 2011년 8월 금강산 내 상주 직원들이 전원 철수함에 따라 약관상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제협력사업보험은 북한 당국의 수용, 송금제한, 당국 간 합의 파기 등으로 사업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한 보험이다. 남북협력기금이 보험 가입 기업에게 손실액의 90% 내에서 최대 70억원까지 보상해준다.
▲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 경제협력사업보험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개성공단 사업 중단시 보상금을 지급 받았다. 하지만 금강산 사업에 대해서는 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투자액 대비 보장액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서는 경제협력사업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금강산 사업에 대해서는 가입하지 않았다. 경제협력사업보험의 보장액이 너무 적다고 판단해서다. 대신 현대해상화재의 재산종합보험에만 가입했다.
개성공단의 경우 123개 입주기업 중 96개사가 이 보험에 가입했다. 현대아산도 가입돼있다. 현대아산의 지원 업체까지 포함하면 141개사가 지급 대상이다. 현대아산은 지난 5월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됐을 때 경제협력사업보험에 의거 보상금을 신청, 지급 받았다.
◇ 재산종합보험도 만기 해지
문제는 금강산 사업이다. 현대아산은 경제협력사업보험 미가입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다. 현대해상화재의 재산종합보험도 약관상 조건 불일치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 게다가 재산종합보험은 이미 작년 3월 만기 해지됐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과 개성공단 등 북한지역을 왕래하는 고객들을 위해 현대해상화재에 ‘남북한주민왕래보험’과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보험은 현재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사업에 총 22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대북사업이 중단되면서 손실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여기에 금강산 사업과 관련한 재산종합보험이 만기 해지돼 현재 현대아산이 금강산에 보유하고 있는 806억원 규모의 유형자산들은 발이 묶이게 됐다. |
현대아산이 가입한 현대해상화재 보험 약관에는 "'노동자 철수, 조업 중단'의 경우 보상하지 않는다"고 돼있다. 현대아산은 지난 2011년 8월 금강산 내 상주 직원들이 전원 철수했다. 이는 약관상 노동자 철수에 해당한다. 연장, 재가입이 불가능하다.
현대아산이 금강산 내에 보유하고 있는 토지, 건물 등 각종 유형자산의 규모는 지난 3분기말 기준으로 806억원 규모다.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이 중단된 지난 2008년 이후 지난 7월말까지 약 55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금강산의 유형자산은 전체 손실액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 "대북 사업 재개만 바랄 뿐"
현대그룹은 최근 유동성 위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대상선으로 시작된 재무구조 악화가 전 계열사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1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놨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이런 가운데 금강산에 투자한 유형자산도 묶이게 돼 난감한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현대그룹이 경제협력사업보험에 대해서는 검토했지만 내부적으로 가입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금강산 사업에는 부두 건설에만 1000억원 이상이 들어갔는데 보장액이 70억원 밖에 안돼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22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보장액이 작은 보험에 굳이 가입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현대그룹의 설명이다. 개성공단 사업은 현대그룹의 투자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험에 가입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대북사업은 우리도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많아 안타깝다"며 "당국간 협의가 잘 진행돼 대북사업이 다시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고 이런 전제하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대북사업은 우리도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많아 안타깝다"며 "당국간 협의가 잘 진행돼 대북사업이 다시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고 이런 전제하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