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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사, 키워드는 '품질과 해외'

  • 2013.12.27(금) 15:35

품질 부문 승진자 4.1% 증가.."기초 체력 다져라"
해외 부문도 승진자 늘어..해외 시장에 역량 집중

현대차그룹이 총 419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규모가 작년보다는 약 10% 가량 증가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큰 폭의 인사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연구·개발(R&D)과 해외 부문에 대한 승진이 많았다는 점이다. 올 한해 유난히 품질 관련 이슈가 많았던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책임있는 품질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품질'에 올인하다

이번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가장 약진한 부문은 연구·개발 부문이다. 올해는 현대차에게 그 어느 때 보다도 품질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해였다. 지금껏 '품질 경영'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성장한 현대차에게 올해는 위기의 한 해였다.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수(水)타페·수반떼' 굴욕을 당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지난 4월 창사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을 단행했다. 품질 경영이라는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국 현대차는 지난 11월 연구개발본부장 등 R&D 담당 임원을 전격 경질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이어 정몽구 회장도 최근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생산, 판매 전부문이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역량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의 품질 누수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정 회장의 이런 생각은 이번 인사에 적극 반영됐다. 이번 인사에서 연구개발 및 기술부문 승진자 비율은 43.4%(182명)로 늘어났다. 전년대비 4.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연구개발본부장에는 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인 김해진 사장이 임명됐다. 자동차의 심장인 파워트레인을 총괄하던 김 사장이 연구·개발을 총괄하게 된 것은 정 회장이 주문한 '기초 체력' 다지기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현대차 사상 최초로 연구직에서 수석연구위원을 배출한 것도 눈에 띈다. 연구위원 제도는 지난 2009년에 처음 도입됐다.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연구에만 집중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느 때보다 연구·개발 쪽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였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 연이어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기본부터 품질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에 역량을 집중하라

이번 인사에서 연구·개발과 함께 주목받은 곳은 해외부문이다. 해외부문 승진자는 전년대비 1.4%포인트 증가한 82명(19.6%)이었다. 현대차가 점점 해외시장으로 마케팅과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최근 현대차의 해외 생산·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현대차는 올해 전체 판매 중 해외 생산·판매 비중이 60%를 넘어선 상태다. 해외 시장이 내수 시장보다 훨씬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정 회장도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프리미엄 차종이 선진시장에 출시되고 핵심 전략 신차들이 글로벌 시장에 공개되는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도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프리미엄 모델이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유럽시장에서도 성공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주재 인력에 대한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 이번 인사에 해외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특히 내년에는 엔저에 힘입은 일본 메이커들과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미국 메이커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이 부문의 인력을 강화했다"면서 "내년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선점과 브랜드 파워 향상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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