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됐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됐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했다. 경기침체로 극심한 자금난에 몰렸던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에 편입된다.
그동안 한진해운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한진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도 물거품이 됐다. 반면 한진그룹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물류 채널을 확보하게 됐다.
◇ 최은영 회장, 한진해운서 손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한진해운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 분할한 뒤 지분 교환 방식으로 조양호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한진해운홀딩스를 분할해 신설 법인을 세우고 이 회사를 조양호 회장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진그룹은 이후 신설 법인과 한진해운을 통합한 후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시나리오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이 모든 과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한진해운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 분할한 뒤 지분 교환 방식으로 조양호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한진해운홀딩스를 분할해 신설 법인을 세우고 이 회사를 조양호 회장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진그룹은 이후 신설 법인과 한진해운을 통합한 후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시나리오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이 모든 과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결국 한진해운 경영권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분할해 지분교환 방식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구조다. |
최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되는 것이다. 대신 지분 정리 후 한진해운의 일부 사업부문만 경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의 3자 물류 사업과 여의도 한진해운 사옥, IT 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 관리업체 한진SM 등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분할된 한진해운홀딩스 존속법인의 대표직은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최 회장의 체면을 세워준 것으로 보고 있다.
◇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긴 조양호 회장
작년 말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에 대한 유동성 지원 전까지 조양호 회장과 최 회장은 대립각을 세워왔다. 최 회장은 남편인 고(故) 조수호 회장이 경영할 때부터 사실상 독자노선을 걸어온 만큼 한진그룹에서 벗어나는 것이 맞다고 봤다.
반면 조양호 회장은 선친인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일궈온 '육·해·공 종합 물류 회사'의 틀을 유지하고자 했다. 최 회장이 계열분리를 목적으로 한진해운홀딩스를 설립했을 당시 조 회장이 크게 화를 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긴 조양호 회장
작년 말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에 대한 유동성 지원 전까지 조양호 회장과 최 회장은 대립각을 세워왔다. 최 회장은 남편인 고(故) 조수호 회장이 경영할 때부터 사실상 독자노선을 걸어온 만큼 한진그룹에서 벗어나는 것이 맞다고 봤다.
반면 조양호 회장은 선친인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일궈온 '육·해·공 종합 물류 회사'의 틀을 유지하고자 했다. 최 회장이 계열분리를 목적으로 한진해운홀딩스를 설립했을 당시 조 회장이 크게 화를 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 연결 기준. |
하지만 최 회장이 꿈꿔왔던 '독립'은 경기침체에 따른 해운업황 악화에 발목이 잡혔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1년부터 3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입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선박 운임 하락 탓이다. 해운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이다.
최 회장은 결국 작년 말 조양호 회장을 찾았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을 통해 한진해운에 총 250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대한항공도 재무상황이 좋지 않았다. 현재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Oil 지분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자금난은 조 회장에게 절호의 찬스였다. 명분상으로는 시숙이 제수씨를 도운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골치를 썩이던 한진해운을 완전히 그룹의 우산아래 둘 수 있는 기회였다. 대한항공이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나선 이유다.
이후 조 회장의 행보는 더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최 회장의 최측근이던 김영민 한진해운 대표를 내보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조양호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석태수 전 한진 사장을 앉혔다. 이로써 승부의 추는 확실히 조 회장쪽으로 기울었다.
◇ 한진해운·조양호 회장 모두 윈-윈
한진해운은 지금까지 외형상으로는 여전히 한진그룹에 소속돼 있었다. 하지만 계열분리를 목적으로 최 회장이 한진해운홀딩스를 세우면서 이상한 지배구조를 가지게 됐다. 지주사 밑에 또 다른 지주사가 있는 구조였다.
지금껏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진칼-대한항공-한진해운홀딩스-한진해운'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 회장이 백기투항하면서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대한항공, 한진해운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구조로 재편된다.
▲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자회사 편입 작업이 상반기 안에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는 향후 한진해운의 회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이 좀 더 적극적이고 쉽게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을 할수 있는 구조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의 항복으로 한진해운이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의 주가는 최근 4일간 4.31% 상승했다.
산업은행 등 금융권은 이미 작년 말 한진해운에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한 상태다. 상반기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부채비율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진중인 벌크선 부문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번 결정은 최 회장이 '회사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것을 포기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조양호 회장과 한진해운 모두가 윈-윈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