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약 1조원대에 달하는 ES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규모로는 가장 큰 거래다.
삼성SDI는 8일 일본 니치콘사에 가정용 ESS를 독점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SDI는 내년 상반기부터 30만대를 목표로 가정용 ESS를 독점 공급한다.
현재 공급가와 가격추이를 바탕으로 추산할 경우 총 금액은 약 1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ESS 공급계약중 세계 최대규모의 거래다.
삼성SDI는 니치콘과 지난 2011년 가정용 ESS 공급계약을 최초 체결한 이래,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공급·판매해 왔다.
일본시장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현재 삼성SDI-니치콘의 ESS는 일본 가정용 ESS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공급 형태도 기존과 동일하다. 삼성SDI가 ESS 배터리시스템을 니치콘에 공급하면, 니치콘이 PCS(Power Conditioning System : 전력제어장치)를 추가해 완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 박상진 삼성SDI 사장(오른쪽)과 요시다 시게오 니치콘 사장이 지난 7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
요시다 시게오 니치콘 사장은 "삼성SDI ESS의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 등이 바탕이 됐고,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며 "지속적 협력을 통해 일본 ESS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이번 재계약을 바탕으로 일본 ESS 시장에서 1위 기반을 더욱 강력히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 일본 가정용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확대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래, 일본에서는 가정용 ESS가 전기절약이나 정전 등 재난 대비를 위한 비상전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가정용 ESS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72% 이상의 고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ESS는 가정용 뿐만 아니라, UPS용, 통신기지국용, 대용량 스토리지용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필수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B3 등 전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은 2014년 210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410억달러 규모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하는 등,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작년 10월부터 일본의 이토추 상사를 통해 패밀리 마트와 같은 편의점, 소규모 점포에 ESS를 공급중이다. 지난 2012년 6월에는 독일 KACO와 유럽 최대 규모의 ESS 공급 및 R&D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작년 2월에는 미국 XP(Xtreme Power)사와 공동으로 미국 텍사스의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에 리튬이온 전지를 기반으로 한 1MWh급 ESS를 공급을 발표한데 이어 독일 베막, 이탈리아 에넬, 영국 S&C와 ESS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해 일본,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등 빅3 ESS 시장을 선점했다.
한편 2012년 신한은행 데이터센터 UPS용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리튬이온 UPS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로 변전소와 연계한 ESS 실증사업을 시행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