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형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이 국토교통부의 '2013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평가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평가기준을 손질하고 있는 중이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달 지난해 항공교통서비스 평가를 마무리하고 같은 달 30일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 항공사 서비스 전년대비 개선'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평가 결과 아시아나항공이 1위로 나타나자 공개 직전 발표를 연기했다. 작년 7월 아시아나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하다 지면과 충돌,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치는 대형사고를 낸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항공교통서비스평가의 운송서비스 평가항목은 품질 분야에서 ▲정시성(지연, 결항) ▲안전성(사고, 준사고, 안전장애 등) ▲피해구제성(지역결항 피해, 위탁수하물 분실피해, 항공권 초과판매 피해, 취소항공권 대금환금 지연 등) 등을 따진다. 이외에 이용자 만족도 면에서 친절도, 쾌적성, 요금 등을 평가한다.
하지만 안전성 평가 지침 상 '사고'에 대해서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완료된 건을 대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시아나의 샌프란시스코 사고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한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작년분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여객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기 사고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 몇 년씩 걸리기도 하는데 사고가 발생한 해에는 높은 점수를 받고 조사가 끝나는 몇 년 뒤에는 나쁘게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기준을 개정하고 평가를 다시 하는 절차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평가 지침의 사고·준사고와 관련해 '평가연도에 조사가 완료된 건'이라는 기준을 '평가연도에 발생한 건'으로 고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이와 함께 안전성 점수(100점) 가운데 '사고로 인한 사망자 등의 수' 항목의 배점(기존 10점)을 20점으로 올릴 계획이다. 국토부는 개정 기준에 맞춰 6~7월께 평가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작년 처음으로 발표된 '2012년 항공교통서비스평가'에서는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내선은 '우수(B등급)', 국제선은 '보통(C등급)'을 받았다.
5개 저비용 항공사의 국내선 서비스는 에어부산과 진에어가 '매우 우수(A등급)'를, 이스타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은이 '우수'를 기록했다. 국제선은 에어부산이 '매우 우수',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우수', 이스타항공은 '보통'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