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기자동차 테슬라가 큰 인기를 끌자 BMW 현대차 등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전기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이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전기차 투자를 확대키로 함에 따라 전기차 시장은 한동안 중국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중국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삼성, SK, LG가 벌이는 배터리 삼국지를 들여다 본다. [편집자]
삼성과 SK 그리고 LG,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과 함께 전기차 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재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1위인 LG화학이 가장 앞서 있다. 그 뒤를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추격중이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경쟁의 강도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이 승부를 거는 곳은 중국시장이다.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과 함께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몰려 있는 만큼 앞으로 성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 전기차시장 '쑥쑥 큰다'
그동안 전기차 시장은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해 왔다. 무엇보다 편하게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높은 배터리 가격으로 인해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문제는 여전히 전기차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
하지만 미국 테슬라의 성공과 BMW 등 메이저 완성차들의 시장진입이 시작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수요 확대의 기반은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브리드(HEV, 내연기관과 전기배터리 장착)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이런 추세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내연기관과 충전가능 전기 배터리 장착), 순수 전기차(충전가능 전기 배터리만 장착)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B3 등에 따르면 지난해 394만대 수준이던 전기차 판매량은 2015년 678만대, 2020년에는 10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평균 30% 가량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경우 배터리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지난해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1위는 LG화학으로 1636MWh를 판매했다. 2위는 닛산과 NEC 합작사인 AESC로 1593MWh였다. 3위는 파나소닉, 4위는 삼성SDI로 국가별 점유율은 일본이 51.5%, 한국이 41.3%로 추정됐다.
초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70~80%를 차지하던 일본과 근소한 차이까지 근접한 상태다. 앞으로도 국내기업들은 일본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는 이미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상태다.
▲ 자료 : B3, 한국전지산업협회 |
◇ 왜 중국인가
LG와 삼성, SK는 모두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육성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기지 또한 중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누적기준으로 50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신에너지자동차 보급정책을 발표하는 등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 중국 환경보호부도 최근 미세먼지 퇴치를 위해 1조7000억 위안(한화 약 28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책의 핵심중 하나가 전기차 보급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지난해 3만3000대에서 2020년 65만5000대로 2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 중국은 전세계 순수 전기차(EV)의 3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16%를 점유할 것으로 추정했다. 누가 중국시장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기업들도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가 올해초 중국 안경환신그룹과 합작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고, LG화학 역시 합작 파트너를 찾고 있다. 올 하반기중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과 LG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의 속도도 빠르다. SK는 이미 베이징전공·베이징자동차와 함께 베이징 베스크 테크놀로지를 설립한 상태다. 내년부터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LG와 삼성, SK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