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1위다. 확보하고 있는 완성차 고객이나 전략, 기술력 모두 최상급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본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후발업체와 간극을 확실히 벌리겠다는 목표다. LG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16년이면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매출은 2조5826억원, 영업이익은 323억원이었다. 이중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분야 매출은 6000억원 수준이다. LG화학은 올해 전지사업부문에서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2조84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 기술력이 최대 강점
LG화학이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앞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의 우수성 때문이다. 특허를 가지고 있는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Safety Reinforced Separator)을 통해 안전성과 성능을 확보했다.
파우치(pouch) 타입의 배터리는 폭발위험이 없고, 면적이 넓어 열발산이 용이해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또 'Stack & Folding' 구조라는 자체 특허기술을 적용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는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을 1위로 꼽기도 했다. 시스템과 공정기술, 판매망, 제조능력과 성능, 가격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LG화학은 현대·기아차를 비롯 미국 GM과 포드, 유럽의 르노와 볼보, 중국 상해기차와 장안기차 등 20여곳의 완성차와 거래중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GM 볼트, 르노 트위지와 조에 등 지금까지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총 28만1000대에 달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수십만대의 차량이 운행되고 있지만 배터리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LG화학 배터리를 주목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 차세대 시장도 접수
LG화학은 현재 충북 오창에 세계 최대인 연간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양산시설을 가지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도 생산공장을 지은 상태다. 다음으로 주목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1위 완성차 업체인 상해기차, 중국과 이스라엘 합작사인 코로스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상위 5개사중 3개 업체를 고객으로 삼았다. 여기에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해외 자동차업체들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 이어 중국에도 생산기지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LG화학은 현재 중국내 합작법인 파트너 결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파트너가 결정되면 구체적인 지역도 선정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내연기관들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번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갈 수 있는 제품을 개발중이다. 수년내 상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이달초 프랑스 르노그룹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었다. 르노의 차세대 장거리 전기차 개발과정에 LG화학의 차세대 배터리가 장착된다. LG화학 전지사업부를 맡고 있는 권영수 사장은 "르노와의 장거리 전기차 개발은 대중화를 이끄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