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 날 뻔 했어. 이거 아니었으면 황천길로 갔을거야"
한 중견기업 임원인 최 모씨는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식은 땀이 흐른다고 했다. 친구 부친상으로 지방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연일 계속된 과도한 업무로 피곤했다. 졸음이 몰려왔다. 스르르 눈이 감겼다.
국도를 달리던 차는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 갔다. 반대편에서는 덤프트럭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대로 가다가는 큰 사고가 날 상황이었다. 그 순간 안전벨트가 갑자기 확 조여왔다. 갑작스런 압박감에 놀라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린 그는 핸들을 꺾어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
◇ 안전하게
최 씨를 살린 것은 '액티브 시트벨트(ASB)'다. ASB는 주행 중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트벨트를 진동시켜 승객에게 시그널을 주거나 충돌 직전 시트벨트를 강하게 당겨 승객의 안전도를 높이는 장치다.
ASB는 차량의 각 센서와 연동돼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우선 차의 속력이 30㎞/h에 도달하게 되면 벨트를 자동으로 당긴다. 이를 통해 승객과 시트벨트 사이의 여유공간을 없앤다.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 현대모비스의 '액티브 시트 벨트'가 처음 적용된 신형 제네시스. |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거나 일정 속도 이상 과속을 할 때도 작동된다. 또 차간 거리가 위험수준에 도달한 경우, 급회전 혹은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과도하게 차량이 미끄러질 때 역시 ASB가 작동한다. 한마디로 운전자가 의도치 않은 상황에도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을 자동으로 컨트롤 해주는 시스템이다.
ASB는 현대모비스가 자랑하는 능동 안전시스템이다. 현대모비스는 작년말 ASB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는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에 탑재돼 있다. 현재는 주로 고급 차량에만 적용되지만 향후에는 적용 차종을 늘릴 계획이다.
◇ 편안하게
현대모비스의 안전에 대한 집착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현대모비스는 초보 운전자들이 가장 난감해 하는 차선 변경에까지 첨단 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초보 운전자들의 사고 중 상당 부분이 차선 변경시 일어난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안전한 차선 변경을 위해 '측면사각감지시스템'을 개발했다. 사각지대와 후측방 차량을 레이더로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장치다. 이 시스템은 사각지대경보장치, 차선변경지원장치, 후측방접근경보장치로 구성된다.
차선을 변경할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사이드미러에는 보이지 않지만 불쑥 나타나는 사각지대의 자동차들이다. 예전에는 사이드미러에 추가적으로 볼록거울을 장착하거나 차선을 변경할 때 빠르게 육안으로 옆 차선을 확인해야만 했다.
▲ 현대모비스의 '후측방접근경보장치(RCTA)'. |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사각지대경보장치(BSD)'는 주행 중 후측방 사각지대의 차량을 감지해 사이드미러에 경보등을 켜준다. 따라서 쉽게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차선변경지원장치(LCA)'가 후측방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운전자의 차선 변경을 돕는다. 측면사각감지시스템과 함께라면 차선을 변경하지 못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직진할 일은 없다.
이밖에도 '후측방접근경보장치(RCTA)'는 후진 시 좌·우 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보해 주는 장치다. 후진 시 시야각이 좁아 불안했던 것을 해소할 수 있다.
◇ 스마트하게
현대모비스의 전장부품의 진화는 주행에도 적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이다.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이미 보편화돼 있다. 현대모비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현대모비스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자동 운행하되 차량 전방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를 통해 차간 거리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이를 통해 적정한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준다.
▲ 작년 현대모비스가 개발을 완료해 LF쏘나타에 적용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
현대모비스는 4년 간의 연구 끝에 지난해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이 기술은 올해 출시된 LF소나타에 적용됐다. 현대모비스는 SCC기술을 국산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두 개 이상의 센서가 앞차를 인식하는 진일보된 ‘센서퓨전’을 개발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연동 지능형 헤드램프(AILS)'도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제품이다. AILS는 내비게이션에서 도로정보를 받아 주행경로를 예측한다. 교차로·곡선로 등에서 운전자 조작 없이도 전조등의 조명을 스스로 조절한다.
▲ 현대모비스의 기존 인공지능형 전조등 시스템인 AFLS와 작년에 새롭게 개발한 AILS 비교. |
AILS는 도로 유형을 읽고 일반, 도심, 고속도로의 3개 조명모드로 자동 전환한다. 가로등 빛이 충분한 도심지에서는 좌우 측면의 가시거리를, 고속도로에서는 측면보다 전방의 가시거리를 자동으로 극대화시킨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세계 선진업체들에 앞서 AILS의 개발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