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소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이 일부 만회됐고, 반도체 실적이 좋아진 영향이다. 연간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나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는 29일 지난해 4분기 매출 52조7301억원, 영업이익 5조28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13%, 30.24% 증가했다. 다만 스마트폰사업이 호조를 보였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04%, 영업이익은 36.37%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환율 변동, 유가 급락 등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반도체 사업 호조와 디스플레이 패널 판매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환율의 경우 부품사업은 달러화 강세로 긍정적인 영향이 발생했지만 세트사업에서 이머징국가의 통화약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생겨 서로 상쇄되는 효과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환율에 따른 이익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은 206조2059억원, 영업이익은 25조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매출 228조6926억원, 영업이익 36조785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9.83%, 31.97% 줄었다.
지난해 시설투자는 23조4000억원으로 반도체가 14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4조원 등이었다. 올해 투자규모는 현재 검토중이며 지난해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주당 1만9500원, 우선주 주당 1만9550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시가배당률은 각각 1.45%, 1.88%로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전년의 경우 보통주 주당 1만3800원, 우선주 1만3850원의 배당을 실시했었다.
◇ 반도체 빛났다
지난 4분기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사업은 실적개선의 일등공신이었다. 반도체 매출은 10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2조700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디스플레이를 합한 DS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7100억원, 3조13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기준 반도체 매출은 39조7300억원으로 전년의 37조4400억원보다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조8900억원에서 8조7800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은 10나노급 공정 전환과 신제품 수요에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했고, 2014년 상반기부터 분기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이어온 SSD도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스템LSI 사업은 20나노 모바일 AP 공급 증가와 LSI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메모리 시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버와 모바일, SSD 분야 고용량 신제품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D램의 경우 20나노 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서버와 모바일용 고용량 신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낸드는 V-낸드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고용량 모바일 스토리지 수요에 대응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14나노 핀펫(FinFET)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아이소셀(ISOCELL) 고화소 CIS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 회복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파운드리 거래선 다변화와 모바일 AP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예상되나, 서버·모바일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전망이며 시스템LSI는 14나노 제품 양산을 본격화해 거래선에 신제품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LCD 패널은 수익성 위주 제품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경쟁력이 강화된 OLED 패널 확대와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예정이다.
1분기 LCD 부문은 TV 업체들의 재고 확보와 신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OLED 부문은 신규 하이엔드 스마트폰 수요 대응은 물론 제품 라인업과 거래선 확장을 통한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빛 바랜 스마트폰
무선(IM)사업의 경우 전분기와 비교해선 실적이 개선됐지만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4분기 무선사업 매출은 26조29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6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 24조5800억원, 영업이익 1조7500억원에 비해선 회복했다는 점이 위안이라는 평가다. 무선사업 연간기준 매출은 전년에 비해 약 27조, 영업이익은 10조원 가량 줄었다.
4분기 삼성전자 무선사업은 갤럭시 노트4 판매가 늘어나며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아졌고, 유통재고가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며 전분기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성장과 LTE 서비스 글로벌 확산에 따라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태블릿 시장은 중저가 제품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소재와 혁신적인 디자인, 차별화된 기능을 적용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여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R&D와 마케팅 등 전분야에 걸쳐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태블릿도 프리미엄 시장과 보급형 시장 중심으로 라인업 운영을 효율화하고 제품 경쟁력도 높여 성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B2B사업은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를 기반으로 글로벌 업체와의 파트너십 강화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지난 4분기 대비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 등 신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려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 TV 등 가전은 선방
TV와 가전 등의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지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4분기 매출은 14조2700억원, 영업이익은 1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커졌다. 연간으로는 매출 50조1800억원, 영업이익 1조18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소폭 줄었다.
4분기 평판TV 시장이 성수기 효과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UHD·커브드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4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시장은 UHD TV 본격화와 사이즈 대형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업체간 신기술 경쟁이 가속화되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신규 프리미엄 제품인 SUHD TV와 개방형 플랫폼인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통해 스마트홈과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생활가전 사업도 신제품 출시와 소비자 접점의 마케팅 강화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해 수익성 확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