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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란! '현대' 브랜드를 지켜라

  • 2015.12.22(화) 08:13

출시 후 판매 부진 지속..지난 11월 반등
'제네시스' 론칭 후 '현대' 최상위 모델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아슬란'에 대한 평가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은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면 이제는 '꽤 괜찮은 차'라는 평가다. '아슬란'에 대한 평가가 바뀌고 있는 것은 현대차가 빅 데이타를 반영한 '아슬란' 신모델을 선보이면서 과거보다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어서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수입차를 겨냥해 내놓은 모델이다. 하지만 본래의 출시 취지와 달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비자들은 '아슬란'을 수입차의 대체재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최근 '아슬란'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있다. 실제 판매량도 반등했다.


◇ 기대는 컸지만...

현대차가 '아슬란'을 출시한 것은 수입차 때문이었다.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의 공세에 점점 자리를 내주게 되자 현대차는 수입차를 저격할 모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고민의 산물이 '아슬란'이다. 현대차는 수입차급의 편의 사양과 성능을 갖추고, 가격을 수입차에 비해 낮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

현대차가 '아슬란' 출시 당시 월 3000대를 판매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현대차가 노렸던 주요 대기업 임원 승진 인사에 따른 수요조차 잡지 못했다. 판매량이 이를 말해준다. '아슬란'은 본격 출시 첫 달인 작년 11월 1320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통상적으로 신차 효과를 누리는 기간이 3개월이라고 봤을 때 '아슬란'은 신차 효과는 커녕 출시 첫 달부터 판매 목표량의 절반도 못 채운 상태에서 출발했다. 이후 점점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며 지난 10월에는 월 판매량이 375대까지 떨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아슬란'을 단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아슬란'의 판매가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아슬란'의 콘셉트와 차급 포지셔닝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이 때문에 출시 전부터 애매한 포지셔닝이 '아슬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소비자들에게 '아슬란'은 현대차의 또 다른 고급 버전 차량일 뿐 수입차에 견줄만한 모델로 인식되지 않았다.

◇ 다시 한번 도전

이에 따라 현대차는 '아슬란'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내놓은 모델이 '2016 아슬란'이다. 출시 1년을 맞아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놨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매년 연식 변경을 한다. 하지만 이번 '아슬란 2016'은 그 의미가 좀 다르다.

'2016 아슬란'에는 현대차가 그동안 '아슬란'의 판매 부진을 두고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들이 많다. 현대차는 '2016 아슬란'에 지난 1년간 축적된 빅데이터 결과를 담았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석해 이를 새 버전에 반영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였다.

▲ 2016 아슬란

실제로 ‘2016 아슬란’의 엔트리 트림인 ‘G300(3.0) 모던’의 경우 빅데이터 분석 결과 고객들의 최선호 사양인 ▲운전석·동승석 통풍시트 ▲4.6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 ▲뒷좌석 다기능 암레스트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반대로 선호도가 낮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등은 선택사양으로 변경했다. 또 G330(3.3) 등 고배기량 모델에서만 선택이 가능했던 안전·편의사양을 G300(3.0) 모델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것이 각종 안전 주행 신기술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다.
 
가격도 조정했다. 엔트리 트림인 ‘G300(3.0) 모던’의 경우 기존 대비 103만원, ‘G330(3.3) 모던’은 245만원, ‘G330(3.3) 익스클루시브’는 108만원 인하했다. 그 결과 개소세 인하에도 불구 추락을 거듭하던 '아슬란'의 판매량은 지난 11월 비록 큰 폭은 아니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올해 가장 안전한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의 안전한 차'는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서 시행하는 '신차안전도평가(KNCAP)'를 바탕으로 종합점수를 매겨 종합등급 1등급을 받은 차에게 주어진다. '아슬란'은 이 평가에서 BMW, 아우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포기 못하는 이유

현대차는 '아슬란'의 판매 반등 추세를 길게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아슬란'이 연식 변경 모델 출시와 더불어 판매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욱 강화된 마케팅과 상품성으로 '아슬란' 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아직 '아슬란'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도 조심스런 반응이다. 일단 지난 11월에 '2016 아슬란'으로 반등에 성공한 것을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이어가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 '아슬란'은 현대차가 최근 '제네시스'라는 고급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현대' 브랜드의 모델 중 가장 최고급 모델이 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아슬란' 판매 확대에 주력해 '아슬란' 자체는 물론 '현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현대차가 '아슬란' 판매에 전력투구하는 것도 판매 확대 추세를 계속 가져가려는 의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슬란'의 포지셔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고급 브랜드로 '제네시스'를 론칭하면서 '현대' 브랜드에서 가장 고급 모델이 됐다.
 
각 브랜드에서 최상위 모델은 그 브랜드의 자존심이다. 즉 '아슬란'의 판매가 다시 부진의 늪에 빠지면 '현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 현대차가 빅데이터까지 동원해 가며 '아슬란' 판매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 EQ900(해외명 : G90)'의 인기에서도
보여지듯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현대' 브랜드는 고급 라인업을 잃은 만큼 '아슬란'의 판매 반등이 절실하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아슬란'의 성공 여부는 '아슬란' 자체 명예 회복은 물론 향후 '현대' 브랜드의 성패와도 연결돼 있는 만큼 판매 확대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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