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와 한국GM, 르노삼성 등도 개소세 인하로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수출이 버텨주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는 한동안 주목할만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지 않은 만큼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 실적은 상당 기간동안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현대차, 내수·해외 모두 부진
현대차는 지난 1월 전년대비 12.5% 감소한 33만8035대를 판매했다. 내수에서는 전년대비 1.1% 감소한 4만9852대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대비 14.3% 줄어든 28만8183대에 그쳤다. 특히 국내 생산·해외 판매가 전년대비 22.8% 감소했다. 해외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10.9% 줄어들었다.
현대차의 1월 판매가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해외시장 영향이 크다.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해외 판매가 급감했다. 여기에 국내 판매도 신통치 않았다. 아이오닉과 제네시스 등이 선방했지만 다른 차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월 현대차 모델 중 전년대비 판매가 증가한 것은 아반떼와 투산, 맥스크루즈 밖에 없었다. 아반떼는 전년대비 60.6%, 투싼은 70.9%, 맥스크루즈는 27.8% 증가했다. 하지만 나머지 차량들은 판매가 줄었다. 특히 승용차는 전년대비 51% 감소한 2만413대에 그쳤다.
그나마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493대, 제네시스는 2275대, EQ900이 2164대가 판매되는 등 올해 들어 현대차가 총력을 기울이는 모델들이 선방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RV모델도 싼타페의 부진으로 전년대비 45.7%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경기 침체 및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다소 줄었다”면서 “올해 국내 시장에서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한 판촉 강화와 지속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아차, 내수는 RV로 버텼는데
기아차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판매가 줄었다. 기아차는 1월 전년대비 15.4% 감소한 21만3980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판매가 늘었지만 해외 판매가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내수 판매는 전년대비 4.6% 증가한 3만8505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해외 판매는 전년대비 18.8% 줄었다.
국내 생산·해외 판매는 전년대비 28.1% 감소한 7만3625대를 기록했다. 해외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10.4% 줄어든 10만1850대에 그쳤다. 해외 판매가 부진했던 것은 아프리카·중동, 중남미 주요 시장을 이루고 있는 산유국들의 소비력 저하와 모닝, 리오(국내명 프라이드) 등 신흥 시장 주력모델의 노후화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해외 생산·판매의 경우 중국공장에서 K2, K3, 구형 K5(TF) 등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와 미국공장의 전년 대비 근무일수 감소가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내수 판매는 RV모델이 이끌었다. 기아차의 지난 1월 RV모델 판매량은 전년대비 15.8% 증가한 1만8441대를 기록했다. 카니발이 전년대비 22%, 쏘렌토는 전년대비 20.6% 증가했다. 반면 승용모델의 경우 전년대비 판매가 4.7% 감소했다. 신형 K5만 전년대비 40.1% 증가한 3858대가 판매됐을 뿐 나머지 모델들은 전년대비 판매가 감소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부터 신차효과가 본격화되는 신형 K5와 신형 스포티지의 판매 확대에 주력해 판매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특히 중국에서는 2월 출시를 앞 둔 신형 스포티지의 생산 및 판매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1.6 터보 모델을 추가하는 등 구매세 인하 연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GM·쌍용차·르노삼성, 내수 판매 '급감'
한국GM은 지난 1월 한달간 전년대비 4.6% 감소한 4만9194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전년대비 21.7% 줄어든 9279대에 그쳤다. 수출은 전년대비 0.5% 증가한 3만9915대였다. 한국GM의 판매실적이 전년대비 부진한 것은 개별소비세 인하 인하 종료와 주력 모델의 판매 부진 탓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의 주력 모델인 스파크의 경우 지난 1월 판매량이 전년대비 18%, 전월대비로는 37.7% 감소한데다 인기 모델인 임팔라도 물량 부족 등으로 전월대비 판매가 42.5% 줄었다. 이에 따라 한국GM의 전체 판매량도 감소했다. 한국GM의 모델 중 지난 1월 전년대비 판매가 늘어난 모델은 전무했다.
▲ 쌍용차는 지난 1월 내수 판매 부진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티볼리의 인기는 계속됐다. 티볼리는 지난 1월 판매가 전년대비 39.4% 증가하며 쌍용차 전체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
쌍용차도 마찬가지다. 쌍용차의 지난 1월 판매량(CKD제외)은 전년대비 2.3% 감소한 1만82대를 기록했다. 내수는 전년대비 3.6% 줄어든 6571대였다. 전년대비 판매가 늘어난 것은 티볼리 뿐이었다. 티볼리는 전년대비 39.4% 늘어난 3222대가 판매되며 쌍용차의 판매를 견인했다. 수출은 전년대비 0.2% 증가한 3511대를 나타냈다.
르노삼성은 내수 판매가 급감하며 전체실적도 부진했다. 르노삼성의 1월 판매 실적은 전년대비 10.5% 줄어든 1만5024대를 기록했다. 특히 내수의 경우 전년대비 63.4% 감소했다. 수출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1만2923대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은 개소세 인하 종료의 영향으로 전체 판매가 감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각 업체들의 판매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