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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슈퍼사이클' 올라탔다

  • 2018.04.20(금) 11:41

전자제품 필수품 'MLCC' 공급부족 이어져
주가 고공행진…올해 역대 최대실적 예약

삼성전기가 가로 세로 1㎜도 안되는 부품 덕에 훨훨 날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상승률은 20%가 넘는다. 삼성그룹 16개 상장사 중 삼성엔지니어링(50.8%), 삼성바이오로직스(36.7%) 다음으로 오름세가 가파르다. 반도체 호황 덕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도 등락을 거듭하며 한자릿수 증가율에 그쳤는데 유독 삼성전기만 천장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이유는 뭘까.

 


비결은 적층세라믹콘덴서(Multi Layer Ceramic Condenser·MLCC)라는 부품에 있다. 흘러 들어오는 전류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만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TV와 컴퓨터, 스마트폰, 전기차 등 반도체가 쓰이는 곳이면 거의 다 들어가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린다.

MLCC를 만들려면 세라믹과 니켈판을 수백겹 쌓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가격도 '억(億)' 소리가 날 정도로 비싸다. 와인잔에 MLCC를 가득 담으면 비싼 건 3억원을 훌쩍 넘는다. 삼성전기는 전세계 MLCC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고사양 스마트폰에는 약 1000개의 MLCC가 들어간다. 특히 생체 인식이나 듀얼 카메라 같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탑재되는 MLCC 개수도 크게 늘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갤럭시S9는 전작인 갤럭시S8에 비해 MLCC 탑재량이 40%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MLCC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전기차 1대당 MLCC 탑재량은 2016년 7000개에서 현재는 1만4000개, 2020년에는 2만개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도 월 6억개 수준인 전기차용 MLCC 생산능력을 올해말까지 30억개로 늘려 시장확대에 대비할 방침이다.

 


최근 삼성전기의 주가상승은 MLCC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무라타가 구형 제품의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전기차용 제품에 집중키로 한 것에도 영향을 받았다.

무라타가 전기차용 제품을 위해 신규증설에 나서더라도 실제 라인이 가동되기까지는 1년반 넘게 걸려 그 사이 삼성전기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MLCC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한몫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MLCC가 반도체와 더불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부터 가격반등이 시작된 글로벌 MLCC 시장은 2년간 가격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D램시장 상황과 유사하다"며 "MLCC 가격상승과 공급부족은 2020년까지 장기 호황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올해 삼성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727억원이다. 이 경우 삼성전기는 2012년 세운 역대 최대기록(5804억원)을 깨게 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306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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