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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20·1Q]쌍용차, 꺼져버린 성장 엔진

  • 2020.05.18(월) 14:48

순손실 1935억원...금융위기 이후 최대치
삼정회계법인 "존속 불확실"...감사의견 거절

쌍용자동차가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판매 부진으로 역대 최악의 실적을 낸 것도 모자라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판정을 받으며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생존의 마지노선은 오는 7월 만기도래하는 9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 혹은 차환 여부다. 이를 막지 못하면 상장 폐지는 물론 최악의 경우 부도로 치닫을 수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매출액 6492억원, 영업손실 986억원, 순손실 1935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4배 가까이 확대되며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순손실은 1년전보다 7배 급증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고꾸라졌다. -15% 수준까지 떨어졌다. 쌍용차로선 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이같은 부진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코로나로 국내외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불가피하게 판매 차질이 발생했다"며 "판매 감소와 기업회계 기준에 따른 유형자산 손상차손분까지 반영되면서 순손실이 크게 늘었다"고 해석했다.

실제 쌍용차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총 2만4139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출시가 전무한 데다 작년 잇따라 내놓은 신차 역시 큰 호응을 받지 못한 결과다.

판매 부진은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다. 쌍용차는 올해 총 2500억원의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3월 기준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09억원의 6배에 달하는 규모다.

당장 오는 7월 9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는데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를 400억원으로 못박고 있다. 낮은 신용등급상 외부 차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가 쌍용차의 생존 마지노선을 7월로 보는 이유다.

장기적인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위기는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이라는 악재로 이어졌다.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의 1분기 부진한 실적과 부채 상환 및 자금 조달 여력을 감안할 때 과연 존속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한정'과 '부정적', '의견 거절' 등 비정적 감사의견을 받은 것은 2009년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처음이다.

다만 연간 결산이 아닌 1분기 보고서에 대한 비적정 감사의견이어서 당장 쌍용차가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건 아니다. 상장사의 경우 반기보고서가 의견 거절을 받으면 관리 종목 지정, 사업보고서가 의견 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쌍용차는 15일부터 7영업일에 해당하는 오는 22일 이내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을 하면 개선 기간 1년을 받을 수 있는데 만약 내년에 또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된다.

하지만 쌍용차는 감사 의견 거절과 관련, 이의 신청을 따로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진행 중에 있고, 코로나 사태 이후 경영 환경 개선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유동성 위기는 감당 가능하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쌍용차는 올해 하반기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과 함께 티볼리 롱바디 버전인 티볼리 에어 재 출시를 통해 판매를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초 국내 첫 준 중형 SUV 전기차출시를 위해 막바지 품질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노사가 합심해 현재의 위기극복을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장 상황 호전에 대비해 신차 개발은 물론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를 통해 연내에 제품군 재편작업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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