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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 이어 여수도 '빅딜'…롯데케미칼-여천NCC 공장 합친다

  • 2026.03.20(금) 16:33

공정위 심사 착수…롯데·한화·DL 3사 공동지배 구조
NCC 통합으로 수직계열화 구축…여수 생산체계 '일원화'
설비 감축 본격화…에틸렌 생산능력 70% 감산 가시권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산산단에 이어 여수산단까지 재편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설비 통합·감산·고부가 전환을 동시에 겨냥한 산업 재구조화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공급 과잉 구조를 걷어내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구조조정 압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범용 줄이고 고부가로…LDPE·POE 중심 재편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 기업결합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에 착수했다. 이번 결합의 핵심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떼어내 한화솔루션·DL케미칼 합작사인 여천NCC에 흡수시키는 것이다.

구조는 복합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NCC와 일부 다운스트림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합병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도 다운스트림 일부 자산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한다. 이후 롯데케미칼이 신주를 취득,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3사가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갖는 공동 지배 체제가 구축된다.

이 재편이 완료되면 여수산단 내 생산 구조는 사실상 하나로 묶인다. NCC에서 기초유분을 생산하고 이를 원료로 합성수지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형성된다. 공정위는 "기초유분과 다운스트림 제품 간 수직계열화가 발생한다"며 "시장 전반과 거래 상대방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편의 본질은 '감산'에 있다. 업계는 여천NCC 2공장 폐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3공장은 이미 멈춘 상태다. 2공장까지 닫히면 에틸렌 생산능력은 약 90만톤 수준으로 축소된다. 롯데케미칼 설비까지 합치면 130만톤이 넘는 생산능력이 시장에서 빠진다. 앞서 대산산단 감축 물량과 합치면 정부가 제시한 감축 목표의 약 70%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다운스트림도 전면 재편에 들어간다. △DL케미칼의 폴리에틸렌 △한화솔루션 여수의 폴리에틸렌·석유수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 일부 등이 신설법인으로 모인다. 범용 설비는 줄이고 고부가 제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의료용 저밀도 폴리에틸렌과 기능성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가 핵심 축이다. 공급 과잉에 묶여 있던 구조를 끊어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여수 1호 프로젝트 사업 재편 계획서 내용./자료=산업통상부

정부 심사·지원 병행…울산 등 확산 압박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여수 1호 프로젝트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이 제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대산산단에 이은 두 번째 구조개편 사례다. 산업부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에 따라 심의위원회를 열고 구조개편 요건과 생산성, 재무 건전성 확보 가능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사업이 승인되면 정부 지원도 뒤따른다. 금융·세제·연구개발·규제완화 등을 포함한 맞춤형 패키지가 검토되고 있다. 앞서 대산 1호 프로젝트에는 2조1000억원 규모 지원이 투입됐다. 여수 역시 유사한 수준의 지원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범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체질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프타 수급 지원과 공급망 안정화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여수와 대산이 잇따라 재편에 들어가면서 울산산단은 압박 국면에 놓였다. 대한유화, 에쓰오일, SK지오센트릭 등 주요 기업들은 아직 구체적인 재편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수산단 내에서도 LG화학과 GS칼텍스는 계획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편은 개별 기업 간 합병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신호탄"이라며 "설비를 줄이고 고부가 제품으로 이동하는 전환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공정위 심사와 정부 지원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2024년 6월 기준 국내 NCC 설비 연간 생산량./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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