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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강낭콩 '갤럭시 버즈 라이브'…논란의 '노캔'

  • 2020.09.01(화) 16:11

첫 오픈형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적용 화제됐지만…
디자인 호불호…커널형 대비 기능 떨어져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갤럭시 버즈 라이브. /사진=백유진 기자

강낭콩 혹은 보청기. 삼성전자의 세 번째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라이브'에 붙은 별명이다. 출시 전부터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중 처음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이 탑재돼 기대를 모았다. 기대감을 안고 구릿빛 '미스틱 브론즈' 색상의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사용해봤다.

먼저 확 달라진 케이스 모양이 눈에 띄었다. 이전 모델까지는 타원형으로 동일했지만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둥근 모서리의 사각형 케이스를 택했다. 액세서리를 담아주는 상자 형태처럼 보이도록 디자인 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 기본 구성품, 제품과 함께 USB 케이블, 윙팁이 기본 제공된다. 윙팁은 S사이즈가 끼워져 있고, L사이즈가 추가로 들어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최초' 타이틀을 여럿 갖고 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물론 갤럭시 최초 오픈형 무선 이어폰이라는 점이 대표적이다. 

전작인 '갤럭시 버즈+(플러스)'가 귀에 쏙 들어가는 커널형 제품이었다면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오픈형이다. 커널형은 귓속으로 이어폰이 완전히 들어가기 때문에 몰입감이 높지만, 오래 사용하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오픈형 이어폰은 귓바퀴에 걸치는 형태기 때문에 공기 순환도 되고 오래 착용해도 부담이 없다. 

강낭콩을 구하기 위해 마트를 세 군데 돌아다녔다. 원하던 강낭콩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강낭콩류라는 호랑이콩을 찾았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 이어버드와 나란히 놓고 보니 왜 강낭콩이라고 불리는 지 알만 했다./사진=백유진 기자

강낭콩 모양을 채택한 것은 기기가 외부로 돌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실제 콩과 비교해보니 모양이 상당히 비슷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중점을 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느끼는 착용감을 구현하는데 있었다. 사용자 10명중 8명이 편하게 느꼈다면, 나머지 2명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8명의 착용감에 영향을 주는 디자인 수정은 피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뉴스룸에서 최광화 디자이너는 "이번 제품 디자인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착용감의 표준을 맞춰가는 것이었다"며 "최대한 보편적인 착용감을 위해 약 200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착용한 모습./사진=백유진 기자

안타깝게도 기자의 경우 불편함을 느끼는 2명에 속했다. 이어버드를 착용하면 튀어나온 부분 없이 귀 안쪽으로 쏙 들어간다. 앞에서 볼 때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귀와 하나가 돼 보였다. 다만 귓바퀴에 걸쳐서 사용하다보니 "이게 다 들어간 거라고?" 싶을 정도로 헐거운 느낌이었다. 그 상태로 머리를 강하게 흔들어봤는데 떨어지지 않았다. 의외로 제대로 착용한 것이었다. 

오픈형 이어폰 중에서도 새로운 디자인이다보니, 삼성전자는 이어버드 착용법부터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와 스마트폰을 연결한 후 갤럭시 웨어러블 앱을 실행하면 '왼쪽과 오른쪽이 맞게, 스피커가 안쪽을 향하도록 착용해 달라"는 설명과 함께 이어버드 착용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안내된 사용법대로 이어버드를 귀에 착용한 후 음악을 오랜 시간 재생해봤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쓰다보니 금방 적응이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귓바퀴가 눌리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 귀에 딱 붙는 스타일인데다 크기가 작아 이어버드를 귀에 꽂았다 뺄 때 터치 버튼이 잘못 눌리는 경우도 많았다.

갤럭시 웨어러블에 소개된 이어버드 착용법.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이어버드 외부 2개, 내부 1개로 총 3개의 마이크를 탑재했다. 전작과의 차이는 없다. 가속도 센서를 활용해 외부 소음을 필터링하고 사용자 음성에 초점을 맞춰 음성 신호를 개선함으로써 생생한 통화 품질을 제공한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평소 갤럭시 버즈를 사용하고 있던 기자로서는 무선이어폰으로 '통화가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하철이나 사람이 많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끊기거나 잡음이 크게 들린다는 불평을 들어야 했다. 

음질은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가 튜닝한 12mm의 스피커와 중저음 사운드를 살려주는 '베이스 덕트'가 만족감을 안겨줬다.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서 사운드 모드(이퀄라이저, EQ를 조정하면 ▲일반 ▲저음강조 ▲부드러운 ▲풍성한 ▲선명한 ▲고음 강조 등 사용자가 원하는 음향 조정도 가능하다. 

가장 화제가 됐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실망적이었다. 노이즈 캔슬링은 기기에 내장된 소음 조절 기능이 외부 소음을 감소시켜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방해받지 않고 통화를 하거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제품이 출시되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용설명서에 기재된 대로 이어버드를 제대로 착용해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설명서대로 착용해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크게 느끼기는 어려웠다. 주변 소음을 꽉 막아주는 커널형과 달리 오픈형은 기본적으로 귀가 열린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과 오픈형 이어폰은 애초부터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아닌 듯 했다.

삼성전자는 "오픈형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먹먹함 없이 차와 버스 등 저대역 배경 소음을 최대 97%까지 감소시켜주며, 생활속 대화나 안내 방송 등은 들려주어 안전하게 소음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애초부터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노이즈 캔슬링을 '오픈형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라고 정의했다. '커널형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는 출발부터 선을 그은 셈이다.

실제 커널형인 애플의 '에어팟 프로'와 비교하니 성능 차이는 더욱 명확했다. 10만원 이상의 가격차를 고려하면 기능의 차이는 감안해야 하는 걸까. 결과적으로 신기술이 적용된 첫번째 제품은 건너뛰고 두번째부터 사야한다는 구매 공식을 깨지 못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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