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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에 급부상한 '흡입형' 치료제, 개발 기업들 면면은?

  • 2022.02.10(목) 10:43

약물 흡입해 호흡기 조직에 항체 빠르게 전달 특징
셀트리온·유나이티드제약 등 흡입형 치료제 개발 중
"경제성·편의성 높아 코로나 치료제 시장 공략 가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기존 주사제나 경구용 치료제보다 편의성이 높고 부장용 우려가 낮은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부 역시 관련 연구개발(R&D) 지원 확대에 나섰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이다. 기존 주사제나 경구용 치료제는 호흡기 조직에 항체를 전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흡입형 치료제는 환자가 호흡기로 약물을 들이마셔 폐나 기도 점막에 항체를 직접 전달한다. 호흡기 조직에 국소적으로 항체를 전달하는 만큼 약효도 빠르고 전신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편의성과 경제성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재 개발된 정맥주사(IV) 방식의 코로나 치료제의 경우 단가가 높은 데다 투약이 번거롭다. IV 방식 치료제는 1시간 동안 정맥을 통해 약물을 주입해야 한다. 흡입형 치료제는 투여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환자가 흡입만 해도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재택치료가 확대되면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셀트리온, 유나이티드제약, 진원생명과학, 셀리버리 등이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IV형 코로나 항체치료제 'CT-P59(렉키로나)'를 흡입형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지난 2020년 8월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와 손잡고 개발에 돌입했다. 최근 호주 임상1상 결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또 흡입형 치료제에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인 'CT-P63'을 병용 투여하는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CT-P63은 개발 과정에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주요 변이에 대한 강한 중화능을 보였다. 오미크론 변이는 물론 향후 발생 가능한 변이에도 대응력을 강화한 흡입형 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하겠단 구상이다.

셀트리온 측은 "흡입형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 침투 경로인 폐나 호흡기 점막에서부터 바이러스를 포획해 바이러스를 빠르게 무력화할 수 있으며, 폐에 직접 국소적으로 항체를 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주사제보다 더 적은 양의 항체로 동등한 효과를 보이는 경제성도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유나이티드제약은 이달 말까지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 '코로빈 액티베어(UI030)'의 임상2상 환자 모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UI030은 천식 치료제로 개발하던 제품을 항염증 작용과 기관지 확장 작용을 통해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회사는 지난해 8월 UI030에 대한 특허를 국내에 출원했다. 이를 통해 150여개 국가에 우선권을 가지는 국제특허(PCT) 출원도 마쳤다. 현재 임상용 제품 생산을 마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국내 조건부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유나이티드제약 측은 "UI030은 흡입형 치료제로서 자가 투여가 가능해 환자수 급증에 의한 의료시스템 붕괴와 2차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약물이 폐에 직접 닿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신 부작용의 위험이 낮은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셀리버리도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 'iCP-NI' 개발에 나섰다. iCP-NI를 호흡기에 분사한 결과 염증부위에 조직파괴를 야기하는 면역세포 호중구 및 대식세포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효능평가 및 독성평가 시험(전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미국에서도 임상1상을 진행하기 위해 임상사전논의(Pre-IND meeting)를 진행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는 코 스프레이 치료제 'GLS-1200'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GLS-1200은 족제비 감염 동물 모델 실험 결과 코 부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소시켰고 비강 세포내 감염을 억제했다. 지난해 1월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GLS-1200의 원천 기술 특허를 등록받았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정부도 흡입형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코로나19 등 신종 바이러스의 흡입형 항체치료제 제형 개발을 위한 항체 플랫폼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기존 코로나 항체치료제를 흡입형 치료제로 다양화하도록 R&D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일각에서는 흡입형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미 의료 현장에서 여러 기업의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어 임상 대상자 모집이 어려워지고 있는 탓이다. 해외 임상 대상자 모집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국내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흡입형 치료제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은 풍토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효능과 편의성을 갖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후발 주자인 국내 기업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제형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통해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코로나 치료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며 "특히 재택 치료로 방역 체계가 바뀐 만큼 흡입형 치료제의 상용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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