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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팍스 참여에 거래소 '빅5' 체제…코인 시장 힘받나

  • 2022.02.17(목) 18:19

고팍스, 전북은행 실명계좌 발급 성공
특금법 이후 실명계좌 첫 사례 '눈길'
거래소 경쟁 본격화, 서비스 개선 예고

그래픽 = 비즈니스워치

중소 거래소 고팍스가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으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빅 5'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원화 거래를 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실명인증 계좌'를 받아야 한다. 고팍스가 뒤늦게 실명인증 계좌 발급에 성공하면서 대형사 위주의 거래소 업계에 새로 진출한 것이다.

이전까지 실명인증 계좌를 받은 곳은 '4대 거래소'라 불리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이다. 원화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 역시 이들이 전부였다. 새로운 거래소가 추가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첫 실명인증 계좌 발급

고팍스는 지난 15일 전북은행으로부터 실명인증 계좌를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가상자산을 원화로 사고파는 '원화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지난해 9월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해당 계좌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특금법이 시행된 이후 실명인증 계좌를 받은 거래소는 이번 고팍스가 처음이다. 고팍스는 서비스 오픈 이후로 한 번도 해킹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높은 보안성을 갖추고, 업계 최초로 상장 기준을 공개하는 등 투명한 운영 정책을 고수한 곳이다. 지난해부터 실명인증 계좌를 받을 것이란 업계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몇 차례 무산되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 때문에 고팍스는 기존에 운영했던 원화 거래 서비스를 종료하고, 특금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으로 사고파는 '코인 마켓' 서비스만 지원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계좌 발급을 통해 원화 거래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업계에선 고팍스가 계좌 발급에 성공한 것은 투자자 보호에 충실한 운영 방침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고팍스 역시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노력을 (전북은행이) 인정해준 결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전북은행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가상자산 거래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고팍스는 특금법 시행 전 높은 거래량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끈 바 있다. 원화 거래를 지원하게 될 경우, 가장 높은 순위는 아닐지라도 과거에 차지했던 순위를 빠르게 되찾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거래소 실명 계좌 발급 순서.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거래소 산업 생태계 넓어질까

지금까지 실명인증 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는 고팍스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총 5곳이다. 4대 거래소는 특금법이 시행되기 전 계좌를 발급받았지만, 나머지 거래소는 시행 이후 원화 거래를 종료하고 코인 마켓만 운영하거나 문을 닫아야 했다.

당시 업계에선 실명인증 계좌 발급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은행에서 계좌 발급을 꺼린다며 사실상 계좌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대형 거래소만 성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중소 거래소들이 코인 마켓만 지원할 경우 회원들이 주요 거래소로 대거 이동할 것이란 우려에서였다.

실제로 특금법 시행 직후 한 거래소 대표는 "코인 마켓으로 전환한 뒤 거래량이 약 90% 감소했다"고 밝혀 논란이 더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고팍스가 실명인증 계좌를 발급받으면서 중소 거래소들이 원화 거래 업계에 발을 들이는 사례가 나와 앞으로 거래소 생태계가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계좌 발급 은행이 늘어났다는 점도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기존엔 케이뱅크(업비트)와 NH농협은행(빗썸·코인원), 신한은행(코빗)만 실명인증 계좌를 발급했지만, 이번에 전북은행이 고팍스에 계좌를 주면서 추후 계좌 발급 은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이번 실명계좌 발급에 대해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해 특금법 시행 이후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심사를 통과했음에도 은행의 실명계좌 발급이 막혀 코인 마켓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다른 거래소들에도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원화 거래소 확대…코인 시장도 덕 볼까

고팍스가 원화 거래를 지원하면서 해당 거래소에만 상장돼 있던 가상자산들의 거래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원화 거래 생태계가 넓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고팍스에 상장된 가상자산 '미라클'의 경우, 그동안 4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아 코인 마켓에서만 거래가 가능했지만 이번에 고팍스가 원화 거래를 지원하면서 원화로 사고파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추후 실명인증 계좌를 받아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가 늘어날 경우, 같은 방식으로 일부 가상자산의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코인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SNS를 통해 "새 거래소에만 상장되어 있던 알트코인들의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전북은행의 가입자가 늘며, 금융권의 가상자산 사업 투자의 물꼬가 터지고, 거래소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서비스 질의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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