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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238단 4D 낸드가 고난이 기술인 이유

  • 2022.08.03(수) 06:40

세계 최초 238단 512Gb TLC 7월 개발…내년 상반기 양산
최고층·최소면적 제품구현…생산성·속도·전력소모 개선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층 238단 4D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현존 최고층 238단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38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 샘플을 고객에게 출시했고,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7개월 만에 차세대 기술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번 238단 낸드는 최고층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구현됐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존 최고층 낸드가 왜 어려운 기술이고 왜 중요할까.

크기는 작게·저장량은 크게 하려면

낸드플래시는 한 개의 셀(Cell)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Single Level Cell, 1개), MLC(Multi Level Cell, 2개), TLC(Triple Level Cell, 3개), QLC(Quadruple Level Cell, 4개), PLC(Penta Level Cell, 5개) 등으로 규격이 나뉜다. 

정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정공간 안에 더 많은 셀들을 넣기 위해 구조를 쌓아 올리면 문제가 발생한다. 셀들이 가까워지면서 간섭현상이 생긴다. 

SK하이닉스는 전자를 부도체에 저장하는 CTF(Charged Trap Flash) 구조로 바꿔 이 문제를 대응하고, 주변회로부를 아래로 접어넣으면서 집적도가 극대화된 4D 낸드를 완성했다. 

이 4D 낸드를 통해 최고층의 적층수를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수 높아지면 해결해야 할 문제 늘어

238단 4D 낸드는 단순히 단수를 높였다는 의미가 아니라, 집적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수를 높이는 과정에서 이면에 함께 커지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극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공정 난이도 증가, 셀 컨트롤 기술요구, 낸드속도 하락 등이다. 

우선 증착공정의 경우 필름형태로 낸드를 쌓아 올리는 구조에서 각 층들이 미세한 구조 속에서도 균일도를 유지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균일하면서 얇은 구조를 만들수 있는 기업만이 추가적인 적층을 만들 수 있다. 

이와함께 적층셀을 계단형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정밀 식각기술이 필요하다. 

메모리셀을 배치하기 위해 중앙의 채널홀은 훨씬 깊이 파내려가야 하는데, 이때 공간자체를 깔끔하게 파내려가는 것이 쉽지 않다. 또 식각에 사용되는 플라즈마는 먼곳으로 갈수록 도달하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럴때 무리하게 적층수를 늘리면 직경의 차이가 커지고 셀 작동에 필요한 레퍼런스 값이 변하게 된다. 결국 컨트롤이 어려워지고 동작에 필요한 시간도 늘어진다. 무작정 낸드플래시를 높이 올릴 수 없는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더해 어쩔수 없이 늘어나는 채널홀로 인한 문제를 보완하는 초정밀 기술을 갖췄다. 층별 변동타이밍 제어기술을 통해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셀 특성에 맞게 게이트 전압을 조절한다. 고층화가 진화되면 속도도 저하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분할 셀 선택기술로 보완하고 있다. 

"적층 능력=시장 장악력"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적층 능력이 높으면 하나의 웨이퍼에서 성능 좋은 낸드플레시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렇게 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Flash Memory Summit, FMS) 2022’에서 신제품을 공개했다. 

행사 기조연설에 나선 SK하이닉스 최정달 부사장(NAND개발담당)은 “4D 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238단을 통해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기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238단은 단수가 높아진 것은 물론 세계 최소 사이즈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 대비 생산성이 34% 높아졌다. 이전보다 단위 면적당 용량이 커진 칩이 웨이퍼당 더 많은 개수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또 238단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 빨라졌다.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이 21% 줄어, 전력소모 절감을 통해 ESG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PC 저장장치인 cSSD(client 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제품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현재의 512Gb보다 용량을 2배 높인 1Tb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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