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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투자 계획대로 가나?

  • 2022.09.05(월) 14:44

투자 재검토 중인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
애리조나 주지사 방한 등 기류 변화 관측
증권 "기존 계획대로 설립하는 방안 검토"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의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최근 한국을 찾은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가 LG에너지솔루션 측과 물밑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증권업계도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 투자를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계획대로 설립 검토"

업계에 따르면 더그 듀시 주지사는 지난 2~3일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 등을 접견했다. 이번 방문 일정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방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남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이 단행한 대규모 투자에 있다. 지난 3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 첫 북미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이었다.

하지만 투자 발표 석 달 만에 계획은 보류됐다. 지난 6월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비 급등으로 (미국 애리조나주) 투자 시점 및 규모, 내역 등에 대해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아직 회사 측의 입장엔 큰 변화는 없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면밀하게 검토중이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재공시했다. 이 가운데 더그 듀시 주지사가 한국을 직접 방문하면서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 위에 앉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증권업계도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 투자에 다시 나설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지난 4일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3월 재검토를 결정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 전지 공장은 애리조나주 정부의 적극적인 건설 요청과 정책 지원을 감안해 기존 계획대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투자에 '현금' 9조 썼다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미국 오하이오주에 4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의 총 투자금은 5조1000억원(44억달러)에 이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초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원이 넘는 투자재원을 마련하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현금흐름표를 보면 올 상반기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조455억원에 이른다. 올 상반기 투자에 9조원이 넘는 현금을 썼다는 얘기다.

이 기간 경쟁사의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보면 삼성SDI(-1조3097억원), SK온(-1조4882억원)이다. 두 회사가 올 상반기 투자에 쓴 현금은 1조원대 수준인 것이다.

최근 제정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미국내 배터리 공장 투자가 더 탄력받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IRA가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한국산 배터리의 몸값이 더 높아지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주 투자를 보류한 가운데 애리조나주 주지사가 방한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신중하게 계산기를 다시 두들겨 보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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