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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자율주행차 딥러닝 캐치업 하는 신박한 방법

  • 2022.11.17(목) 11:32

필요한 데이터만 골라내는 알고리즘 개발

그간 '데이터 다다익선(多多益善)'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위한 불문율이었다. 다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분석) 기술을 적용하면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서해진 현대차·기아 자율주행SW개발1팀 파트장은 "실제론 굉장히 어렵다"며 "카메라를 1시간 로깅(logging·기록 수집)해도 300GB(기가바이트)가 넘는다"고 말했다.

모든 데이터를 다루는 것은 용량 자체가 너무 커 비효율적일 수 있단 얘기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표본은 적지만 사고 발생률은 높은 데이터에 집중하는 것이 자율주행차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관련 기술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중이다.

"자율주행차 사고, 인식 대상 특이할 때 발생" 

서해진 현대차·기아 자율주행SW개발1팀 파트장이 지난 16일 HMG 기술자 컨퍼런스에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HMG Developer Conference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현대차그룹이 지난 16일 '2022 HMG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컨퍼런스는 현대차그룹의 개발자들이 그간 쌓아온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경험들을 관련 업계 종사자들과 공유하는 자리다. 작년 첫 개최 이후, 올해 2회째다. 

장웅준 현대차·기아 자율주행사업부 전무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A부터 시작해서 점점 고도화시키는 바텀업 방식(Bottom-up)과 레벨4(고급 자율주행 단계)를 타깃 해서 점차 내려오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안전성, 원가 측면에서 장점을 갖춘 바텀업 방식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기술 고도화를 위해선 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현대차 역시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확보는 필수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사고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다. 쉽게 말해 자율주행차 사고는 평범한 고속도로 보다 일반도로 위에 갑자기 발생하는 장애물 때문에 생긴다. 자율주행차 업체들이 데이터를 확보하는 이유도 이러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서해진 파트장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일반적인 경우엔 사고를 잘 내지 않는다"며 "인식 대상이 특이하거나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케이스(사건)일 때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결국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보장받기 위해선 각종 변수에 대응할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일반 주행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보다 특이 변수에 대한 표본이 적다는 점이다. 또 알짜 데이터(평소 주행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케이스)를 모으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도로 상황 데이터까지 모으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서 파트장은 "개발 초기에는 (모든)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학습하는 방식을 거친다"며 "이러한 콘셉트는 굉장히 쉬워 보이고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보통 이미지 데이터를 다루는 딥러닝 데이터는 사이즈(용량)가 크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제한이 있는) 차량에 저장하거나 전송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자율주행차를 10만대라고 추산해도 그 데이터 양은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알짜 데이터만 수집해 학습

/사진=HMG Developer Conference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현대차는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자율주행차가 주행을 하면서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취합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보내기엔 한계가 있으므로 선택적으로 데이터를 취합한다.

서 파트장은 "자율주행 서비스를 수행하면서 실시간으로 우리한테 필요한 데이터를 골라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이를 온라인 데이터 큐레이션(Online Data Curation)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데이터 큐레이션을 통해 취합된 정보는 유무선 통신 통합 제어기(CCU)를 이용해 현대차그룹의 학습 서버로 보내진다. 이 학습 서버에 보내진 데이터들은 여러 단계의 검증과 평가를 거치게 된다. 

서 파트장은 "(학습 서버로) 이동한 데이터들은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시스템을 통해 가공, 학습, 평가되는 과정을 거친다"며 "정량, 정성 평가를 거쳐 우리가 만든 모델이 목표한 성능을 달성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검증되고 학습된 데이터들은 다시 자율주행차로 보내진다.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서다. 스마트폰이 무선으로 업데이트 되는 방식이 자동차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업데이트 된 자율주행차는 더 정교화된 주행 능력을 갖추게 된다. 

서 파트장은 "검증까지 마친 모델(데이터를 통해)은 자율주행차로 업데이트 하게 된다"며 "OTA 서버를 통해서 무선 데이터로 해당 모델이 전송되고, CCU는 그걸 받아서 다시 ADAS VP에 업데이트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기술자 개입 없이 이 시스템을 완전 자동화하는 게 목표다. 서 파트장은 "신규 입력하는 데이터 특성을 분석해서 그 특성이 네트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고 학습하는 루프(loop·사용자가 정한 처음과 끝 지점을 반복하여 재생하는 기능)를 돌릴 필요가 있다"며 "이 시스템 자체를 완전 자동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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