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자동차 전자부품(전장) 사업담당인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가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VS사업본부는 지난 2021년까지 적자 사업부로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흑자 전환하면서 미래성장 사업으로 떠올랐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를 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이끌 글로벌 전장 부품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미래 모빌리티 위한 혁신 이어가자"
LG전자는 이달 28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VS사업본부 출범 1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주제는 '도전의 10년, 함께 만들어가는 비전 2030'이다.
행사에는 조주완 LG전자 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부사장)을 비롯 VS사업본부 임직원 3000여명이 참석했다. 임직원들은 지난 10년 동안 함께 일궈온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글로벌 전장 시장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조주완 사장은 "고객의 신뢰와 직원들의 헌신으로 VS사업본부가 출범 10주년을 맞았다"며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주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자"고 격려했다.
행사에는 현대자동차, GM(제너럴 모터스), 르노 등 LG전자 VS사업본부 고객인 완성차 업체들도 축하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안형기 현대자동차 전자개발센터장 겸 모빌리티기술센터장 전무는 "LG전자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양사가 힘을 합쳐 자동차업계를 이끌어가는 혁신의 길을 함께 걸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미래 사업으로 성장
LG전자는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전장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의 하나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당시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을 하던 카(Car) 사업부, 전기차용 동력계 부품을 개발하던 EC(Energy Components) 사업부, 2013년 인수한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V-ENS를 하나의 사업본부로 통합시켰다.
신사업 개척은 쉽지 않았다. VS사업본부는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적자 사업부였다. 2016년부터 6년 동안 누적 적자만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흑자전환 시점으로 기대했던 2021년엔 GM에 부담할 리콜 충당금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93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VS사업본부가 반격을 시작한 것은 2022년 2분기 부터다. VS사업본부는 작년 2분기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흑자를 시현했고,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흑자도 이끌어냈다. 지난해 VS사업본부의 매출은 8조6496억원, 영업이익은 16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의 투자와 사업 고도화를 위한 노력이 성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앞으로 납품할 물량을 의미하는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VS사업본부의 누적 수주잔고는 지난 2021년 60조원에서 2022년말 80조원대로 증가했다.
'글로벌 전장 시장 리더' 도약
LG전자 전장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핵심사업으로 이뤄져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탑승자에게 주행 관련 다양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전기차의 주요 차별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파워트레인은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담당한다. 동력을 발생시키고 전달하는 구동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으로 구성된다. 조명 시스템은 센서 등 다양한 전장부품을 통합한 지능형 차량 전면부의 핵심 부품이다.
그중에서도 VS사업본부 사업영역의 가장 큰 축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LG전자의 사업 영역은 크게 차량용 통신모듈인 텔레매틱스와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이하 AVN)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자료를 기준으로 한 자체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LG전자는 점유율 23.3%로 1위를 기록했다. 올 1분기도 22.4% 점유율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AVN 시장에서도 2021년부터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은석현 부사장은 "VS사업본부는 지난해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등 건실한 사업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 펼쳐질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를 이끄는 전장사업의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