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핵심 사업군 중 하나인 방산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는 차세대 핵심사업 거점을 마련하는 한편 해외에서는 대규모 수주에 한걸음 다가섰다. 한화오션 인수 등으로 육해공을 아우리는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방산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는데에 주력하겠다는 계산이다.
'셋방 살이' 탈출…독자 생산거점 확보
한화시스템은 지난 26일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구미 신사업장 착공식'을 가졌다. 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은 경북 구미시 산호대로에 위치한 8만9000여㎡ (2만7000평) 규모 부지에 제조동·연구동·사무동 등으로 조성된다.
한화시스템은 삼성탈레스 시절인 지난 2015년 삼성과 빅딜을 통해 탄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구미1사업장 부지 일부인 약 4만5000㎡(1만3630평)를 삼성전자로부터 임차해 사용해 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독자 생산거점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왔다.
한화시스템은 새롭게 조성될 신사업장에서 해양 무인체계·함정 전투체계·전술정보통신체계(TICN)·통합전장시스템·전자광학·항공전자·레이다 등 주요 방산장비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수출품목 및 신사업 생산시설도 구축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신사업장 투자를 통해 사업장 운영 리스크를 해소하고 중장기 생산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곳에 선진국 수준의 방산 연구시설과 장비를 갖출 예정이다. 구미 신사업장은 오는 2025년 7월 준공 예정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한화시스템은 이 곳 구미 신사업장에서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된 구미가 'K-방산 메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며 "UAM·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등 미래 신사업 생산의 거점이 되도록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차세대 장갑차 수주 임박
해외에서도 수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래형 궤도장갑차인 ‘레드백(Redback)’이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LAND 400 Phase3’의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한 사업이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호주군은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한다. 이번 사업에는 미국 ‘에이젝스’, 영국 ‘CV90’, 독일 ‘링스’가 레드백과 경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체계인 레드백은 자주포와 장갑차 등 지상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개발됐다.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빠른 시일 내에 맞춰서 전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출 시스템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
이번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중인 H-ACE(Hanwha Armored Vehicle Center of Excellency)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운반차인 AS10을 생산하는 곳으로 2024년 완공 예정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호주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등 선진 방산시장 공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