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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비장의 '히팅 카메라'…문혁수표 확장 본격화 주목

  • 2024.02.20(화) 14:48

영하 18도에서 4분 만에 녹여주는 카메라 모듈
초정밀 광학설계 기술 적용해 렌즈·히터 일체화
문 대표 "미래 모빌리티 부품시장 공략 가속화"

/그래픽=비즈워치

LG이노텍이 초정밀 광학설계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선보였다. 이는 기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카메라에 히터를 탑재한 제품으로, 겨울철 차량 카메라 렌즈에 주로 문제가 되는 성에나 눈을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산 목표시점은 오는 2027년이다. LG이노텍은 이번 제품을 시작으로 자율주행용 카메라 모듈 시장 선점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녹는 시간 반으로 줄였다

최근 LG이노텍이 개발한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르게 눈과 성에를 제거하는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기존 제품 대비 최대 절반가량 시간을 단축했다. 

실제 영하 18도의 극저온에서 진행한 실험 결과, 해당 제품은 불과 4분 만에 얼어붙은 렌즈를 녹여 카메라 해상도가 상온과 동일한 수준으로 복구됐다. 앞서 출시된 기존 제품들은 동일한 환경서 렌즈의 성에를 완전 제거하는 데 평균 8분이 걸렸다.

렌즈 해동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까닭은 렌즈 하단 부분에 히터를 장착, 렌즈를 직접 히팅하는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카메라 모듈의 온도를 제어하는 기능을 선제적으로 갖춤으로써 직접 히팅도 가능해졌다. 

LG이노텍의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이번 제품에 고효율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소재를 사용했는데, PTC는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전류의 양을 자체적으로 줄여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특징을 지닌다. 온도제어가 가능하다보니 전력 소모량이 적을 뿐 아니라 직접 히팅을 해도 과열로 인한 렌즈 성능 저하 우려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세계 수준급 초정밀 광학 설계 및 카메라 모듈 조립 기술이 적용됐다. 카메라 모듈 속 빈공간에 PTC 히터를 삽입한 데다 카메라와 히터 입력 전원을 한 개로 일체화한 덕분에 히터를 장착해도 카메라 모듈 사이즈는 기존과 비슷하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은 지난 1월 CES 2024에서 처음 공개돼 각광받은 제품"이라며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글로벌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고성능 자동차용 카메라, 광학·전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모바일에 치우쳐 있던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부문은 이번 신제품 개발을 통해 퀀텀점프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당초 카메라 모듈 사업을 영위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의 최대 과제로는 '아이폰 쏠림 현상'이 지목돼왔다. 광학솔루션 부문은 회사 연간 매출의 84%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다. 하지만 이 부문의 애플 의존도는 75% 이상에 달했고, 주요 사업부가 하나의 고객사에 메여있는 사업구조는 LG이노텍의 가장 큰 취약점이었다.

때문에 모바일 카메라에서 자동차용 카메라로, 애플에서 다양한 완성차 업체로 포트폴리오 및 공급선을 확대하는 전략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LG이노텍 사업부문별 연간 매출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앞서 LG이노텍은 지난 1월 대만 렌즈 제조 업체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의 외부 지분 투자는 상당히 이례적이어서 당시 시장의 이목이 쏠렸고, 자율주행용 카메라 등 사업 강화와 신시장 개척에 대한 강한 의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해당 시장 성장도 빨라 가시적 사업 성과가 기대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P 글로벌(S&P Global) 및 내부 분석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인한 글로벌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64억3700만 달러(8조6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100억3000만달러(13조4000억원)로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LG이노텍이 ‘전장’을 새로운 핵심 축으로 내세우면서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과 시너지가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이 광학솔루션 및 전장, 두 사업부를 아우를 수 있는 교집합적 제품이란 점에서 사업적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는 얘기다. 당초 LG이노텍은 전장 부문에서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생산하다 2022년 초 해당 부서를 광학솔루션 부문으로 이관한 바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사진=LG이노텍

더욱이 올해 초 '카메라 전문가' 문혁수 대표가 신임 대표로 부임하면서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부문 혁신이 보다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표는 2009년부터 LG이노텍에 근무, 광학솔루션개발실장·광학솔루션개발담당(상무)·광학솔루션연구소장(전무)·광학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 등을 거쳤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은 앞으로도 독보적인 카메라 모듈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량 카메라 모듈 등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자율주행용 센싱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부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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