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이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발끈한 모양새다. 이날 오전 고려아연이 이제중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을 필두로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자마자 영풍은 고려아연이 옛 전범 기업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는 주장에 나선 것이다.
이에 고려아연도 즉시 입장을 내고 법적 조치할 것이라며 재차 엄중 경고에 나섰다.
"전범기업 손잡으려 해" vs "흑색선전 그만하라"
영풍은 24일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종합상사 스미토모 등 일본 기업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 데 대해 '옛 전범 기업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영풍은 보도자료에서 "고려아연은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중국계 자본'이라는 거짓 프레임을 씌워놓고 본인들은 일본의 대표적 전범 기업과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 논란을 일으킨 일본 기업과 손잡으려는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스미토모는 2012년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 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일본 전범 기업 287개사 명단에 포함된 기업"이라고 부연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근 추석 연휴 기간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출장에 나서 일본 글로벌투자회사 소프트뱅크, 종합상사 스미토모 등 기업 관계자들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풍의 주장에 고려아연은 허위 사실이라며 즉각 대응에 들어갔다.
고려아연 측은 "당사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성공을 위해 온갖 ‘마타도어(근거 없는 중상모략)’와 추측성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엔 추측성 소문을 근거로 거짓 허위사실까지 보도자료로 배포한 영풍 측에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에서 나온 추측성 보도를 근거로 당사를 전범 기업과 접촉하고 손을 잡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당사를 음해한 영풍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언론 보도에 유의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풍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서며 양측은 연일 수위 높은 비방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