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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똑똑한 AI 만들려면 '공생'이 답"

  • 2024.09.26(목) 08:42

25일 울산 포럼…"개별 기업 넘어 산업 인프라로 구축해야"
울산 제조업 AI 전환방안 및 미래도시 모델 등 논의 이어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과 문화를 활용한 울산 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울산=강민경 기자] "인공지능(AI)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제대로 정제된, 또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AI를 훈련시켜야 한다. 하지만 개별 기업이 이렇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산업단지 내 전체 데이터를 모두 공유하는 방식으로 AI 관련 인프라를 만들고, 이를 울산 제조업에 맞도록 반영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발전 방향성 관련 "'시도 차원'의 산업 인프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도시로 불리는 울산을 시작으로 향후 다른 도시들까지 시도하게 되면 국내 제조업 데이터를 총망라하는 거대 AI 산업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는 견해다.

최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2024 울산포럼'에 참석, 울산시 혁신을 위한 AI 활용 방안과 지역문제 해법을 제시했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은 울산포럼은 최 회장의 제안에 따라 SK그룹이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작한 지역포럼이다.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을 대표하는 사회문제 해결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Pivoting 울산:기술과 문화로 만들다'를 주제로 열린 올해 울산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SK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이 참석했다. SK 구성원과 지역 기업인, 소상공인, 울산지역 대학생, 일반 시민 등 1300여명도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AI 양질 경쟁력, 산업단지→시도→국가로 확대해야"

'2024 울산포럼'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이노베이션

이날 포럼서 최 회장은 양질의 AI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공생'을 제안했다.

그는 "제조 산업군 내 각 기업이 보유한 에너지 관리 등 기술적 노하우는 공통되는 부분이 많다"며 "이러한 정보들을 모아 AI를 가동시키면 비용 및 에너지 효율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모로는 울산 내 관계사 모두가 모여도 부족하다"며 "울산을 시작으로 향후 전체적인 레벨에서 움직이면 보다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울산 각 기업들은 창조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령 챗 GPT 형태를 공장에 도입해 보고서를 쓰게 한다거나, 직원들이 AI 익숙해지도록 사전 교육을 철저히 하는 방안 등이 언급됐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AI를 훈련하되 더 똑똑해진 AI를 상품화하는 등 양방향으로 접근할 필요성도 논했다. 제조 공정 단순 간편화를 넘어 AI 상품화까지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최 회장은 울산을 문화도시로 만들 해법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똑똑한 전문가들이 모여 울산의 미래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깊게 고민해야 된다"며 "3개월 레지던스 과정 등 글로벌 AI 및 문화 전문가들이 모이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울산포럼의 핵심 키워드인 '문화도시'를 위해선 인재를 끌어드릴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그는 "울산만의 특징을 최대한 반영한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며 "예컨대 현재 사용 중인 원유 저장탱크 외벽에 그림을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탱크 내부엔 도서관이나 오페라하우스 등 문화시설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가장 관심 갖는 사회문제가 무엇인지 구체화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울산지역 문제 해결에 앞서 울산 시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각 사회 문제에 기업과 지자체는 어느 정도 투자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그 간극을 좁혀가는 게 지역사회에 가장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 연속 포럼에 참석한 최 회장은 울산에 대한 애정을 거듭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포럼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울산은 SK의 고향"이라며 "SK의 원래 발상지는 수원이나, 울산에 훨씬 더 많은 공장과 직원들이 있고 울산이 토대가 돼 SK의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울산은 SK에게 중요한 곳이어서 계속 발전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포럼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해당 포럼이 상시 협의체로 자리 잡아 울산 발전과 관련해 심층적으로 설명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K그룹 차원의 AI 투자 관련 계획도 언급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6월 진행된 경영전략회의서 AI 분야에 과감한 투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 향후 5년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HBM 등 AI·반도체 분야에 103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게 골자다.

최 회장은 "반도체에 우선 투자돼야 하고, AI 애플리케이션 관련해서도 상당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특히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해 관련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을 비롯해 들어가는 부품들까지 SK가 총망라,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기능이 좋은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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