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법원이 지난 2일에 이어 전날에도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을 재차 기각하자 박 사장은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를 "투기적 사모펀드"라고 비판하며 고려아연 인수 시도의 부당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박 사장은 "MBK와 영풍이 연이은 가처분 신청을 일단 제기해 두고, 결정이 날 때까지 일방적 주장을 유포하며 시장에 온갖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 넣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며 "주당 6만 원이나 더 높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에 청약하는 대신 MBK의 공개 매수에 응하도록 유인하고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이어 "주가조작,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소송을 남용하는 수단과 꼼수로 기업을 약탈하고자 하는 세력에 대항해 고려아연의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회사의 역사와 미래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며 "수치상으로 계산하면 우위(영풍·MBK)에 있는건 맞지만, 양측 다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23일 종료되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확인한 뒤 이르면 24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계획이다. 앞선 공개매수에서 MBK가 5.34%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하면서,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38.47%까지 늘어났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와 우호세력의 지분을 합한 34.01%보다 약 4.46%포인트 많은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