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2021년 인수한 호주의 니켈 광산회사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 초기 투자금과 대여금 등 총 3670억원을 모두 손실로 처리한 가운데 올해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 중인 포스코홀딩스가 호주 니켈 광산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지 관심이다.
포스코홀딩스의 관계기업인 FQM 오스트레일리아 홀딩스(FQM Australia Holdings, 이하 FQM)의 지난 3분기 당기순손실은 4053억원으로 작년 3분기(-1139억원)보다 적자 폭이 대폭 확대됐다. 올해 FQM 당기순손실은 1분기 1624억원, 2분기 3494억원 등으로 올해 누적 손실은 9171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3분기 매출(1023억원)도 전년동기대비 70% 급감했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지난 9월 FQM의 자본은 마이너스(-) 1조322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적자의 진원지는 FQM가 운영하는 호주 니켈 광산회사 레이븐소프 니켈 오퍼레이션(Ravensthorpe Nickel Operation, 이하 레이븐소프)이다. 레이븐소프는 지난 4월부터 광산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그간 쌓아둔 비축물량부터 소진한 뒤 2026년부터 생산에 다시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양극재의 핵심원료인 니켈 가격이 하락한 여파로 분석된다.
포스코홀딩스가 레이븐소프에 투자한 것은 2021년이다. 당시 포스코홀딩스는 캐나다의 퍼스트 퀀텀 미네랄스(First Quantum Minerals)가 보유한 FQM 지분 30%를 1066억원에 인수했다. 아울러 포스코홀딩스는 퍼스트 퀀텀 미네랄스가 FQM에 빌려준 1778억원도 떠안았다. 지분 인수대금과 대여금 이전 등으로 총 2854억원이 투입된 것이다.
이 계약으로 포스코홀딩스는 레이븐소프를 통해 2024년부터 연간 3만2000톤의 니켈 가공품을 공급받을 권리를 확보했다. 하지만 레이븐소프를 인수하자마자 계획은 어그러졌다. FQM은 포스코홀딩스가 인수한 첫해인 2021년 6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원은 계속 이어졌다. 포스코홀딩스는 FQM에 2022년 121억원, 2023년 64억원 등을 추가로 빌려줬다. 하지만 FQM의 당기순손실은 2022년 228억원, 2023년 1조4806억원으로 불었다.
1조원 넘는 손실이 발생한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는 FQM이 자산으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포스코홀딩스는 FQM의 손상검사를 진행한 결과, 초기 투자금(1095억원)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자산으로서 가치는 사라지고, 그만큼이 손실로 반영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FQM의 장부가치는 0원이 됐다. 포스코홀딩스가 FQM에 빌려준 2575억원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고 떼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포스코홀딩스가 FQM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릴지도 관심이다. 올해 3월 취임한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지난 7월 그룹의 전략에 맞지 않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산 120개를 처분해 2026년까지 누적 현금 2조6000억원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3분기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주요 관계기업·공동기업 중에서 FQM의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올해 4월부터 호주 니켈 광산의 가동이 중단됐다"며 "전기차 캐즘으로 이차전지 소재인 니켈의 시황이 좋지 못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주의 다른 광산도 가동이 중단되는 분위기로, 시황이 좋아지면 다시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