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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타이어 이익만 '펑크' 난 이유

  • 2025.02.13(목) 17:43

한국·금호·넥센 작년 최대 매출 냈지만
넥센, 미 고객사 파산 여파로 수익성↓
미 반덤핑 관세 환급 여부도 실적 갈라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가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올렸다. 부가가치가 높은 타이어가 잘 팔리면서다. 하지만 수익성은 엇갈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넥센타이어 수익성은 후진했다. 지난해 넥센타이어의 미국 최대 거래처가 파산하면서다.

'역대 최대' 매출이지만…

작년 연결 기준 한국타이어 매출은 9조411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7% 늘어난 1조7622억원. 영업이익률이 18.7%로 전년 대비 3.9%p(포인트) 상승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4조5381억원, 영업이익 59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43.7% 늘었다.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2.8%p 오른 13%를 달성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완성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한국타이어 고부가가치 제품인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46.5%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p 상승한 수준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넥센타이어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조8479억원으로 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 감소한 1721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0.9%p 낮은 6.0%로 하락했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및 한국 지역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을 달성했으나 고판매가격 시장인 북미 지역 매출 부진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홀로 수익성 흔들린 넥센

넥센타이어의 연간 실적 부진은 4분기 매출 하락에서 비롯됐다. 넥센타이어의 4분기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70.4%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5% 줄어든 6975억원에 그쳤다.

넥센타이어의 최대 거래처 중 하나인 미국 ATD의 파산 신청 후폭풍이다. 작년 말 대형 유통사인 ATD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넥센타이어는 지난 3분기부터 판매 물량을 회수하고 거래를 중단했다. 하지만 4분기까지 대체 거래처 확보를 하지 못해 판매에 차질을 빚었다.

4분기 넥센타이어의 북미 매출은 1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했다. 고인치 제품의 비중도 전 분기 49.6%에서 45.9%로 줄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미국은 판가가 높아 똑같은 제품을 팔아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ATD에 대한 매출 채권은 손실 없이 전액 회수 완료했고, 현재 회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거래를 재개해 올해 1~2분기에 걸쳐 점진적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비즈워치

반덤핑 관세가 불러온 역기저 효과

작년 4분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성적표도 다소 부진했다. 4분기 한국타이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과 유사한 4732억원을 기록해 수익성이 소폭 떨어졌다. 금호타이어 매출은 1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1% 줄며 영업이익률이 3.9%p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3년 반영된 반덤핑 관세 환급에 따른 역기저 효과 탓으로 분석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21년부터 한국 타이어 업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왔다. 한국산 타이어가 자국 시장에서 공정 가격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미국은 상무부는 2020년 한국타이어 38.07%, 금호타이어 27.81%의 예비 관세율을 부과했다가 2021년 관세율을 인하해 한국타이어 27.05%, 금호타이어 21.74%로 확정했다. 이후 현지 대응을 지속해 작년 초 한국타이어 6.3%, 금호타이어 5.4%까지 관세율을 낮췄다.

국내 타이어사는 2023년부터 관세율 인하에 따른 환급금을 회계에 반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23년 4분기 1000억원에 이어 작년 4분기는 환급 예상금 700억원을 반영했다. 금호타이어는 2023년 250억원을 반영했고, 지난 4분기는 반영하지 않았다. 작년 환급 예상금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하며 수익성이 떨어지는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반덤핑 관세율이 14.72%에서 4.2%로 낮아졌지만, 환급 예상금을 회계 처리하지 않았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관세를 먼저 회계 처리에 반영한 다음 심사 결과가 나오면 최종적으로 환급받는 방식인 데 비해, 넥센타이어는 분기별 수익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비용이 확정된 후 반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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