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미국 전기로 제철소 투자를 위해 추가 자금조달에는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EBITDA(감각상각비를 더한 영업이익) 내에서 충분히 투자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동 투자에 나서는 포스코그룹은 "소수 지분으로 들어간다"는 입장으로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24일 열린 현대제철 컨퍼런스콜에서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에서 1조원 이상 들어갈 것 같다. 투자기간이 3년인 점을 감안하면 1년에 수천억원이 들어간다"며 "지금 영업이익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데 차입 등을 고려하는지, EBITDA 안에서 충분기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광평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전무)는 "예측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3~4년 투자가 분산되면 감가상각비 기준으로 봤을 때 추가적인 자금 부담으로 작용할 수준은 아니다"고 답했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전기로 제철소를 지을 계획이다. 원료부터 제품까지 전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로, 직접환원철(DRI, Direct Reduced Iron) 생산 설비인 DRP(Direct Reduction Plant)를 비롯해 전기로, 연주, 압연 설비가 들어선다.
투자 규모는 58억 달러(8조5080억원)다. 58억 달러는 자기자본 50%와 외부차입 50%로 마련하는데, 이중 자기자본 29억 달러를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분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지난 21일 '철강·이차전지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날 열린 포스코홀딩스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미국 제철소 투자에 대해 "소수 지분으로 들어간다"며 "(재무제표가) 연결되는 구조가 아닌, 지분법 평가이익이 잡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이 투자할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지분이 30% 아래가 될 것이란 얘기다.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과 손잡은 이유에 대해 "2027년부터 적용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는 광양에서 만든 쇳물로 냉연 소재를 만들어 멕시코에서 도금 자동차 강판을 만드는데, 앞으로는 미국에 차 강판을 팔기 위해선 북미에서 생산한 쇳물로 만든 냉연 제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연간 생산량은 270만 톤으로, 이중 180만톤 가량은 자동차 강판용이다. 지난해 현대제철 자동차 판재 판매량은 422만톤으로, 2029년 미국 제철소가 완공되면 작년 판매량의 42% 가량이 추가 생산되는 셈이다. 이중에서 일부를 포스코그룹이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