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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경제학 쟁점셋]③배당으로 내수를 살린다?

  • 2014.07.25(금) 10:50

내수부양 대안으로 부상 `사내유보금 과세` 화두
배당과 내수 관계 불분명..정부 해법과 결과 주목

3막1장. 막다른 골목에서 찾은 묘수

 

2014년 7월 현재 정부의 뇌구조를 가상으로 그려본다면? 단연 내수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부터 내수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오랫동안 뿌리 내린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안에서는 뾰족한 해법을 찾기 힘들다.

 

정부는 때아닌 배당 논쟁을 유심히 봤다. 사실 처음 배당 논쟁이 불거질 때만해도 정부는 손사래를 쳤다. 최근 뜨거운 화두가 된 사내유보금 과세 논의는 연초만해도 절대 해서는 안될 것으로 치부됐다.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논란…정부는 반대

 

정부가 배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양하다. 배당은 침체된 시장에도, 배당을 통해 받은 돈이 경제로 흘러들어 내수를 살리는 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의도야 어찌됐든 세수는 덤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유례없이 '최경환노믹스'라는 용어가 따라붙고 있다. 경제부양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배당은 그 중심에 있다. 현재 사내유보금 과세는 투자를 독려하는 쪽으로도 고려되고 있지만 논의의 시작은 배당이었다.

 

3막2장. 배당과 내수의 애매한 상관관계

 

그렇다면 과연 배당이 내수 부양에 효과가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배당을 하면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증시 전반에도 도움이 되면 내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부를 가계의 부로 그대로 이전시키는 작업이 이론만큼 쉽지 않다는 의구심도 따른다.

 

배당 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은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보유 비중이 크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상장사 지분 가운데 개인 대주주를 포함한 개인 지분은 23.6%에 불과했다. 개인의 경우 기업 오너이거나 대주주에 집중된 경우가 많다.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배당이 오너 경영자와 외부주주간의 이해관계 문제로 번질 수도 있는 셈이다.

 

사내유보금이 많은 10대 기업들은 개인 지분이 훨씬 더 적다. 삼성전자만 해도 외국인 지분율은 50%에 달하는 반면 개인 지분은 13%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기업의 배당이 내수 촉진 효과를 떠나 수단으로 쓰이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반론도 제기한다. 기업이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은 맞지만 내수 진작을 위해 기업이 억지로 나서서 현금을 푸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3막3장. 실험은 이미 시작됐다

 

따라서 배당이 아닌 투자나 임금 상승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의 초점이 배당에만 맞춰질 경우에 대한 우려다.

 

"한국 주식시장은 기업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자금을 빼가는 시장이다. 기업들의 부채 비율은 외환위기 이전대비 급격히 떨어졌고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기업에게 배당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오히려 위험을 감수한 투자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물론 규제 완화 등 투자 여건 마련이 우선이고 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통해 임금을 올려주면 대기업만 결국 혜택을 보게 된다는 지적도 감안해야 한다. 배당이든 임금인상이든 경제 전반에 골고루 돈이 흘러가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배당 기대를 촉발시킨 사내유보금 활용 논의는 투자 활성화와 규제완화에 대한 주제로 확대됐다. 기업들의 읍소 후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세수를 배제한 채 배당과 투자, 임금 등으로 기업들의 성과가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취지라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배당, 더 나아가 사내유보금 활용에 대한 화두를 키웠지만 그만큼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이미 시작된 정부의 실험은 모범사례로 남을지, 반면교사의 예가 될지 모두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8월중 기업배당을 촉진하는 배당소득 증대 세제를 마련하고, 향후 발생하는 기업이익에 대해서도 인건비와 투자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마련했다. 칼은 이미 뽑아졌다.

 

"국내 상장기업 배당 제도는 배당수준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배당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시장 참여자의 배당선호를 반영하되 기업 개별 특성을 고려해 마련돼야 한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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