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드라마 등 이른바 문화 업종 주가가 훨훨 날고 있다. 한류 열풍 주역으로 꼽히는 연예기획사들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가 하면 드라마 제작업체가 상종가를 기록 중이다.
유튜브 같은 온라인 채널 등장으로 미디어 산업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인 영향이 크다. 올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부풀고 있다.
◇ 방탄소년단 계기로 글로벌 팬덤 확보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SM과 JYP, YG 등 '3대 연예기획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주가는 8월 들어 꾸준히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SM과 JYP는 나란히 시총 1조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SM·JYP·YG 등 세 연예기획사 시가총액 합계는 2조9740억원으로 1년 전 약 1조4370억원의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무엇보다 실적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터테인먼트 대장주로 꼽히는 SM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으로 109억원을 냈다. 2015년부터 매년 46%, 47% 쪼그라들었지만 증권가는 SM이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해 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예기획사들의 실적 확대가 기대되는 데는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한 고정 팬덤이 만들어진 영향이 크다. 과거 연예기획사는 '사람 장사'라는 이미지로 외연 확대에 한계를 겪었지만 해외 시장 발판이 보다 용이해지면서 기업 실적도 덩달아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도 2012년 미국 시장에 히트했지만 팬덤 형성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방탄소년단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온라인 채널을 통해 확보된 고정 팬덤은 다른 가수들의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블랙핑크가 발표한 신곡 '뚜두뚜두'가 별도 활동 없이 음원 발매만으로 미국 빌보드 핫100 55위와 빌보드200 40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방탄소년단 히트를 계기로 형성된 K팝 팬덤이 형성됐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하반기 본격 출격 기대감 더 키워
이런 환경 속에서 SM, JYP, YG 등은 라인업을 정비하면서 하반기 출격 또한 벼르고 있다. SM은 레드벨벳과 엑소를 내세워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동방신기의 일본 투어도 올 11월부터 시작된다.
YG는 멤버들의 군입대 등으로 당분간 활동 계획이 없는 빅뱅 자리를 메우기 위해 아이콘·위너·블랙핑크 등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JYP는 트와이스를 중심으로 갓세븐(GOT7)과 보이스토리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낙수효과로 국내 1위가 글로벌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기획사들의 밸류에이션이 40배 이상까지 확장될 수 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중국 시장 열릴까…드라마 수출 주목
올 하반기 주가 모멘텀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연예기획사 외에도 드라마 제작업체가 꼽힌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대표적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공전의 히트작 '미스터선샤인'을 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드라마 판매사업과 연예기획 사업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지난달 12만35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달 들어 9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등락을 거듭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올 4분기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 모멘텀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방송 분야에서 해외 콘텐츠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유쿠나 아이치이, 텐센트 같은 중국 비디오 플랫폼 사이트가 성장하면서 해외 콘텐츠 교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들 비디오 플랫폼 업체에 신작 드라마 판매가 성사될 경우 실적이 껑충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올 4분기 실적은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최대 7배 수준인 260억원까지 오른다는 분석이다. 시총도 28일 기준 3조1402억원에서 하반기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목표가 전망도 밝다. 현 주가보다 높은 14만원 후반대에서 15만원 선이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인식될 글로벌 오리지널 드라마 수익 구조가 구체화될 경우 주가 상승 모멘텀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재개 여부는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대신증권은 "중국 시장이 열린다면 신작 드라마를 통한 판권 매출이 발생하면서 기업 밸류에이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