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안정을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가동되면서 회사채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채권 가격에 코로나19 확산 리스크가 모두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 지나친 낙관론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단, 채안펀드의 효과를 고려해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적은 펀드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 "스프레드 더 벌어질 가능성"
한화자산운용은 16일 릴레이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 유의산업 및 채안펀드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박종현 한화자산운용 크레딧파트장은 "아직 코로나19 리스크가 국내 채권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크레딧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고 글로벌 소비 위축이 심각해지면 더 확대될 수 있어 섣부른 낙관은 배제하라"고 말했다.
현재 스프레드는 75bp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산치 140bp와 비교하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가나 다른 자산 최대 하락 폭과 비교해선 스프레드 확대 폭이 아직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는 "투자자로서는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것을 감안해 관망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다만 코로나 영향이 적은 업종을 중심으로 좋은 가격으로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IT·서버·음식료·택배 등 안정 산업 투자
한화자산운용은 IT, 서버, 음식료, 택배 관련 업체는 안정적으로 봤다. 반면 항공, 여행, 호텔, 유통, 정유화학, 자동차, 의류, 금융기업 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는 올해 초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해 자동차 부품 등 공급망에 차질을 빚었고 여행, 항공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2월부터는 한국에서 확산되며 내수 소비 심리에 타격을, 3월 이후엔 유럽과 미국 등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유가가 급락하며 자동차, 정유화학 등 수출 주력 산업 타격 가능성이 커졌다.
박 파트장은 "코로나 확산국의 수요 위축과 현지 생산거점 조업 차질로 자동차 업종 역시 복합적인 위기"라며 "휘발유가 원유보다 쌀 정도의 유가 급락으로 정유업종도 1분기 대규모 재고 평가 손실이 불가피하고 낮은 정제마진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라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캐피털, 증권사 등에 대한 경계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파트장은 "캐피털의 경우 소상공인 대출 상환 유예로 유동성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어 개인사업자와 항공·선박금융 등 기업 대출 비중이 큰 회사는 부정적"이라며 "증권사 역시 주가연계증권(ELS) 증거금 마진콜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이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우발채무 현실화가 더 큰 우려로 다가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