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압력, 원자재 및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등이 도화선이 됐다.
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되찾으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형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장기간 거래가 중단된 신라젠의 기사회생 여부도 다음 주 결정된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거래재개 심사를 통해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공모시장에서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최근 공모가를 확정한 LG에너지솔루션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대형 경기민감주의 시간이 온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1월 회의에 이어 두차례 금리가 상향 조정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높은 물가 상승률에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등이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예상보다 높고 광범위한 물가 상승,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부담에도 지속되는 국내 경기 회복세, 누적된 금융 균형 축소 등을 연속 인상의 근거로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매파적 통화정책에 대형 경기민감주를 활용해 볼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금리인상의 충격으로 주가 조정이 올 경우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살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업종 선택에 있어서는 반등 모멘텀이 확실한 산업군을 선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급등하고 이에 따라 주가가 과민반응을 보인다면 오히려 이를 매수 기회로 삼는 편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라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할인율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업종을 선별할 필요가 있고 성장주보다는 반도체·자동차 등 대형 경기민감주에 유리한 환경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라젠 거래재개 여부에 쏠리는 시선
지난 2년간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17만 소액주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는 18일 한국거래소 기심위는 신라젠의 거래재개 여부를 심사한다.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거래소는 지난해 6월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업으로 올렸고, 8월과 11월 심사를 통해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한 바 있다.
상황은 긍정적인 편이다. 거래재개 요건을 대부분 충족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시발점이 된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 엠투엔으로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자금도 수혈 받았다. 엠투엔으로부터 받은 인수 자금과 함께 유상증자를 두 차례 진행하며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거래 정지 당시 거래소는 최대주주 교체를 통한 경영 투명성 확보와 함께 500억원 이상의 투자금 유치를 통한 경영 안정성 제고, 기술력 등 사업 지속성 입증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개인 자금 빠지고 외국인 들어오고
이달 10일부터 14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웠고 외국인이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는 6770억원 규모로 국내 주식을 처분했다. 올해 들어 기관의 매도세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달 12일을 제외한 전 거래일에서 '팔자' 기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560억원, 1220억원 어치 정리했다. LG화학과 크래프톤도 1020억, 820억원 가량 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도 127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가장 큰 규모로 비중을 줄인 종목은 LG화학으로 3870억원 가량을 매도했다. KB금융과 SK이노베이션도 각각 2380억원, 2120억원 규모로 정리했다.
외국인은 7480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개인과 기관이 가장 많이 처분한 LG화학과 삼성전자를 4990억원, 3570억원 어치 사들였다. 이와 함께 KB금융, SK하이닉스의 주식도 2670억원, 2420억원 매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 일반 공모 청약 개시
공모시장에서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이달 18일부터 19일까지 역대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이 예정돼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역대급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일과 12일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2023.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상장사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일반 청약자들에게 풀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은 전체 공모 주식의 25~30% 수준이다. 25% 기준으로는 1062만5000주, 30%가 배정될 경우 1275만주가 된다.
청약은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함께 공동주관사인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인수회사로 참여하는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을 통해서는 청약 당일에도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청약은 균등 및 비례 배정 방식이 모두 적용된다. 총 모집 주식 수의 50%는 균등으로, 나머지 절반은 비례 방식으로 배정한다.
균등 배정은 모든 투자자들에게 동일한 물량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청약 주식 수, 증권사에 예치한 증거금에 비례해 물량을 나누는 게 비례 배정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를 100조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43만원(시가총액 101조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한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2023년까지 필요한 설비투자 비용 9조5000억원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주 연구원은 "부채비율 또한 지난해 152%에서 올해 78%로 개선이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생긴 차입 여력은 2023년 이후 선행 기술에 대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9일 상장 전 마지막 주요 일정인 일반 공모 청약을 종료한 이후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데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