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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어디로]①불안한 수급에 휘청…무슨 일일까

  • 2022.03.09(수) 09:30

주가 부진속 시총·거래대금 모두 감소
긴축기조에 자금이탈…상반기 실적이 관건

공모단계부터 기록을 갈아치우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LG에너지솔루션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아직 공모가를 웃돌고 있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의 공백이 이어지면서 현재 주가는 저조한 흐름을 보이며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근 부진은 대내외 시장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반기 실적 확인후 진입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을씨년스러운 LG에너지솔루션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후 이달 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2조3000억원 넘게 처분했다. 특히 지난달 15일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팔아치우고 있다. 이 기간 매도액만 6700억원이 넘는다.

외국인 지분율도 상장 첫날 5.5%에서 3.5% 수준으로 낮아졌다. 상장전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정받은 1285만6250주 가운데 현재는 833만3536주만 남아있다.

주가도 하락세다. 첫 거래일 당시 시초가보다 주당 1000원 높은 59만8000원까지 오르며 60만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41만원대로 내려왔다.

시가총액 규모도 줄었다. 한 때 118조원이 넘던 시총은 96조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코스피 시총 3위 SK하이닉스(8일 종가 기준 85조9043억원)와 격차가 좁혀지면서 2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주가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상장초 1조~2조원 수준을 유지했던 거래대금은 최근 1500억~1600억원 규모로 급감했다. 투자자들의 시선 밖으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수급 불균형은 LG에너지솔루션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다"라며 "국내 증시 전반에 걸쳐 자금 유출이 진행되고 있는데, 다른 종목에 비해 고성장주로 분류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매도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연관 시장 상황·복합적 이슈가 원인 
  
LG에너지솔루션의 최근 심상치 않은 행보로 인해 개미들의 한숨이 늘고 있는 가운데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게 부진의 단초가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선 금리 인상에 대한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발 긴축 기조가 강하게 대두되면서 주식시장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됐고, 이에 대한 여파가 성장주로 전이됐다는 견해다.

실제 올들어 주식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장기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일까지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은 7조1000억원 규모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고, 외국인은 6조원 가까이 처분했다. 이들 큰 손 투자자들의 물량은 개인들이 오롯이 받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개인들은 국내 주식을 13조원 가량 순매수했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재 가격 상승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차전지의 소재로 쓰이는 주요 광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현물 가격은 톤당 4만2995 달러(한화 약 5316만3317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만5900달러(약 1966만350원)를 소폭 상회하던 거래가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같은 기간 코발트 가격은 톤 당 7만8500달러(약 9710만4500원)으로 50% 이상 올랐다.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재료 가격이 요동치면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 주가 수준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기보다는 적어도 1·2분기 실적을 파악한 후 진입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다.

윤혁진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소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수익성 압박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가도 이와 연동해 움직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 측면에서 밸류에이션 수준이 많이 낮아졌다고 무작정 진입하기 보다는 적어도 분기별 실적을 확인한 후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시점에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게 현재로서는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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