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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안기금' 언급한 금융위원장, 증시 구원투수 등판하나

  • 2022.07.15(금) 07:23

김주현 "필요하면 활용"…코로나 때 지수 급등 효과
"코스피200·KRX300 등 대표지수 포함종목 수혜 기대"

금융당국 새 수장이 취임과 동시에 '증안기금'(증권시장안정기금)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정책금융 컨트롤타워 격인 금융위원장 자리가 한달이나 공석이었던 상황에서 국내 증시는 '전 세계 꼴찌 수익률'이란 오명을 썼기 때문이다. 

앞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당국은 10조7600억원 상당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지수 추락을 막을 '공공의 큰손'을 만든 것이다. 이런 방안이 발표되자 당시 코스피는 하루 만에 8% 넘게 급등했다. 증안펀드 조성 자체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팬데믹 때 조성계획 나오자 코스피 급등…'시그널 효과'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취임 당일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공매도(금지)뿐만 아니라 증안기금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행 시점에 대해서는 "금융위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만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이 언급한 증안기금은 1990년 5월 당시 증시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처음 조성한 것으로 증안펀드의 모태다.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새 금융위원장의 이번 언급은 '증안펀드'를 가동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증안펀드는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해 수급을 개선하고 지수를 안정시키기 위해 조성된 기금이다. 증안기금에 이어 출시된 증안펀드는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총 3차례 조성됐다. 만약 올해 증안펀드가 가동된다면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매입 약정된 기금이 재설정돼 집행될 수 있다. 

특히 2020년 출자 약정된 3차 증안펀드는 규모만 10조7600억원으로 역대급이었다. 당시 산업은행과 5대 금융지주 등 23개 금융회사와 한국증권금융 등 4개 유관기관이 출자회사로 참여했다. 증시 회복까지 한시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개별 종목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시장대표 지수 상품에 투자하도록 계획됐다. 

당장 효과는 컸다. 금융당국이 3차 증안펀드 조성계획을 발표한 2020년 3월25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루에만 8.6%, 8.2% 급등했다. 당시 실물경제 위기는 그대로였지만 당국이 시그널 자체로서 시장을 안정시켰다는 평가가 많았다.

커지는 시장 기대 "실제 집행되면 효과 장담"

이런 과거 사례 때문에 증안펀드 가동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국내 증시에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는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안펀드가 집행되면 일단 상장지수펀드(ETF)와 패시브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피200이나 KRX300 같은 대표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앞서 3차 증안펀드가 역대급 규모로 조성된 만큼 만약 실제 집행이 이뤄진다면 그 효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밤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까지 뛰면서 이제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1%포인트도 올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예고된 한미간 금리역전은 물론이고 그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의 취임 일성은 '금융시장 안정화'다.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시장에서 증안펀드가 다시 등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안팎으로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펀드로 자금이 투입되면 시장 안정성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기와 투입 규모를 잘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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