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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재소환된 '증안펀드'…대체 뭐길래

  • 2022.07.28(목) 07:35

증시 안전판 역할 부각…투입 관련 '갑론을박'
과거 사례 통해 효과 입증…숏 스퀴즈도 기대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안전판으로 여겨지는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금융당국이 증시 방어 카드로 증안펀드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 뒤 투입을 주저하는 새 정치권에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2년 만에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과거 사례를 통해 증안펀드의 효과는 증명됐다고 평가한다. 증시 안정을 위해 조성된 자금인 만큼 획기적인 분위기 반전은 힘들어도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는 지지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11조 규모 증안펀드는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안펀드 규모는 11조원에 육박한다. 증안펀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국내외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자 시장 방어 차원에서 금융당국 주도로 조성한 기금이다.

1990년에 도입된 '증권시장안정기금'을 모태로 하고 이 기금은 1960년대 일본에서 나온 증시 안정펀드를 모델로 두고 있다. 핵심 기능은 증시 변동성 축소다. 증시 폭락기에는 주식을 매입하고 과열 국면에서는 반대로 매입 주식을 팔아 증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당시 증안펀드는 5대 금융지주로부터 5조원, 국책은행 2조원, 각 업권의 선도 금융회사 3조원, 한국거래소(3000억원)를 포함해 한국예탁결제원(2000억원), 한국증권금융(2000억원) 등 증권유관기관이 7600억원을 출자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목표한 투자금을 다 모아놓고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먼저 조성해 집행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을 고려했다. 출자액을 약정한 후 상황에 따라 출자자들에게 연락해 모금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부가 증안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직후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실제 투입되지는 않았다.

이렇게 잊혀졌던 증안펀드가 2년 만에 재소환된 것은 지난해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국내 양대 지수(코스피·코스닥)가 올 들어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 한 때 3300포인트를 넘봤던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23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증안펀드 두고 이어지는 '말말말'

증시 불안 속에 존재감이 부각된 증안펀드를 두고 금융당국과 정치권, 증권가에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 키를 쥐고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도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한시적) 공매도 (금지)뿐 아니라 증안기금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당국은 즉시 투입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민간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시장 상황이 향후 아주 안 좋아진다면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즉시 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난 25일 한국거래소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증안펀드를 10조원 넘게 조성했음에도 아직까지 투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증시 전용 진통제 '증안펀드'…약효는 확실

지금까지 증안펀드는 총 세 차례 조성됐다.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때다. 실제 집행하지 않은 재작년 사례를 제외하면 2003년과 2008년에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2003년의 경우 직전 년도 2분기 초 월드컵 특수 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940포인트를 넘어섰으나 2차 이라크 전쟁 발발 우려,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 등이 겹치며 약 1년 만에 지수가 절반 가까이 급전직하했다. 이후 당국은 4000억원 규모의 증시안정 자금을 투입해 1년 만에 지수를 되돌려 놨다.

2008년에는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났다. 2007년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2008년 4분기 1000포인트가 무너졌다. 하지만 증안펀드 투입에 힘입어 2009년 초부터 반등세를 탄 바 있다. 

당시 조성된 증안펀드 규모는 2003년 4000억원, 2008년 5000억원 규모다. 이때 집계된 일평균 거래대금의 20% 수준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증안펀드 투입과 함께 증시가 바닥을 다졌다. 

현재 거래대금은 5조원 후반에서 6조원 초반 수준. 재작년 집행되지 않은 증안펀드 규모가 이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최근에는 대만이 증시안정기금 사용을 허가했다. 증시 급락에 따른 조치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만 재정부는 임시회의를 열고 증시 부양을 위한 안정기금 투입을 허가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올 들어 18% 넘게 떨어졌다.

증시안정기금 허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만 증시의 투자심리는 곧바로 개선됐다. 1만4438.52(종가)였던 지수는 27일 현재 1만4921.59포인트까지 올랐다. 10거래일 만에 500포인트 가까이 반등한 것이다.

'숏 스퀴즈'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숏 스퀴즈란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종목의 주식을 되사는 행위를 말한다. 이 경우 유통주식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보통 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증안펀드 집행기간에 실제 증시는 반등 혹은 저점을 형성하면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며 "증안펀드의 집행으로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커버가 발생해 추가적인 상승 여지가 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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