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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만에 반등한 코스피...증권가 "추세상승 아니다"

  • 2022.06.16(목) 15:48

FOMC 종료후 코스피 8거래일만에 상승 전환
"인플레 고점통과 확인해야...박스권 장세 계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국내 증시에는 오랜만에 빨간 불이 켜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안도하기 이르다고 본다. 역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물가상승률의 완화 여부와 하반기 기업전략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사진=비즈니스워치

FOMC 불확실성 해소로 증시 반등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0.16% 상승한 2451.41로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하락을 멈추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날 지수는 전일 종가 보다 1.40% 상승한 2481.66에 출발해 장 초반 2500선을 터치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였다.  

지난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던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0.34% 오른 802.15로 장을 마쳤다. 812.95에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822.31까지 올랐다.  

간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이후 3대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국내증시에도 영향이 이어졌다. 15일(현지시간) FOMC는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올렸다. 18명의 연준 위원 의견을 나타내는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 예상 기준금리 중간값은 3.4%로 지난 정례회의 때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주 발표된 물가상승률이 월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자 0.75%포인트 인상론이 급부상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8.3%을 기록하며, 올 3월에 세운 41년 만의 최고 기록(8.5%)을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통상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 건 증시에 호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국내외 증시가 반색한 이유는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확인하면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혹은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더블' 자이언트 스텝을 예고한 것으로 물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초강수를 두겠다는 신호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의 자이언트 스텝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미국 경기 내에서 인플레이션과 긴축의 부담이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의 고점이 확인되지 않아 연준을 다급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증권가 "추세적 반등? 글쎄..."

증권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과감한 스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봤다. 단순히 파월 의장의 의지뿐 아니라,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됐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시장이 안도했지만 다음 지표가 나오면 다시 고민에 빠질 것"이라며 "결국 물가상승률이 8%대에서 내려와 고점을 통과했다는 신호가 나올 때까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숏(매도) 포지션이 나왔다가 이벤트가 해소되면 포지션이 풀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변동성 장세"라고 묘사했다. 이어 "문제 근원이 사라지려면 원유와 밀 가격과 직접 관련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하반기 대형주들의 전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우 센터장은 또한 "결국 국내증시가 살아나려면 IT업종이 관건인데 금리가 오르는 건 이 업종의 매출에 불리하긴 하다"며 "이러한 상황 속 2분기 실적발표 이후 하반기에 진행되는 중장기 전략 회의에서 나오는 내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더라도 상승장 전환이 어렵다는 관측을 내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7월이 지나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나 0.50%포인트로 줄이고 물가가 안정을 찾는다면 지수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경기 자체가 침체 국면이기 때문에 상승과 하락이 모두 제한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주 내내 급락하다가 오늘 FOMC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니 변곡점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경기 확장기 말미에서 순환적 침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하우스의 기존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투자 성과 보다도 고용과 소득의 안정성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임박한 데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 조치로 현재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금리 격차는 줄어들었다. 만일 내달 연준이 0.75%포인트 인상을 한번 더 단행할 경우,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 기준금리보다 0.50~0.75%포인트 더 낮아지게 된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사례는 역사상 세 번 존재한다. 

금리역전은 달러화 강세를 초래하며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 증시의 매력도를 떨어뜨린다. 김지산 센터장은 "달러 강세 기조속 일부 자금이탈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이는 국내증시의 추세적 반등이 나오기 어렵게 하는 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김형렬 센터장은 "이전에도 금리역전 사례가 있었지만 외국인 자금이탈은 금리 문제 때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경기침체에 따른 결과였다"며 금리역전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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