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고금리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들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외형 성장세를 유지한 건 고무적이나 내실은 약해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1%대 증가율을 보이는데 그쳤고 순이익은 뒷걸음 쳤다.
게임, 콘텐츠 업종의 실적 둔화가 두드러졌다. 그나마 2차전지와 반도체 업종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선전했다.
매출·영업익 늘었지만…순익은 감소
16일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1204개사 가운데 1070개사의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69조9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조9939억원으로 1.10%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3조4044억원으로 2.08% 줄어들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실적 둔화가 두드러진다. 영업익과 순익은 2분기 대비 각각 9.11%, 5.02%씩 뒷걸음쳤고 매출은 2.02%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0.71%포인트 떨어진 5.78%, 매출액 순이익률은 0.36%포인트 낮아진 4.93%로 집계됐다.
분석대상기업 1070개사 중 712개사(66.54%)가 3분기 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이중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기업은 115곳에 달했다. 358개사(33.46%)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100개사는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1~9월 실적을 합친 3분기 누적 매출은 198조8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2% 증가했다. 영업익은 11.25% 늘어난 12조5178억원, 순익은 3.14% 증가한 10조2149억원으로 집계됐다.
719개사(67.20%)가 3분기 누적 흑자를 달성한 반면 351사(32.80%)는 적자에 그쳤다.
재무 사정도 이전보다 나빠졌다. 3분기 말 코스닥 상장사들의 부채비율은 108.68%로 지난해 말 106.76% 대비 1.92%포인트 높아졌다. 부채총계가 11.62% 증가하는 와중에 자산총계는 10.67% 늘어나는데 그친 탓이다.
콘텐츠·게임 대거 '적자전환'
순익이 역성장한 건 지난해 승승장구하던 콘텐츠, 게임 업종의 실적이 급격히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업종의 매출과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9%, 1.57% 증가했다. 반면 순익은 15.94% 쪼그라들었다. 이는 통신방송서비스와 IT S/W&SVC 부문 순익이 각각 50.55%, 29.12%씩 감소한 탓이다. 두 부문에서만 5000억원의 감익이 발생했다.
실제로 순익 하위 기업을 살펴보면 버킷스튜디오(-921억원, 통신서비스), 위메이드(-792억원, 디지털컨텐츠), CJ ENM(-556억원, 방송서비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나마 2차전지, 반도체가 양호한 성과를 보이며 실적을 방어했다. 2차전지 부품이 포함된 IT부품 순익은 3.33% 증가했으며, 반도체는 20.71% 성장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반기와 유사하게 2차전지 관련 업종이 실적을 견인했다"며 "반도체 업종도 호조세를 보이며 매출과 영업익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6.09%, 순익은 14.55% 늘어났다. 비금속, 운송장비·부품, 음식료·담배, 의료·정밀기기 등의 순익이 줄어든 반면 기계·장비, 금속, 섬유·의류, 제약 등의 순익이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기타업종의 경우엔 매출과 순익이 각각 30.43%, 11.57% 늘었다. 영업익은 6.29% 감소했다. 금융업 28곳은 개별 기준 영업익과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18%, 92.92%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