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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테슬라'…바닥론에 서학개미 우르르

  • 2022.11.26(토) 08:31

[서학개미브리핑]
월가, 테슬라 주가 전망 '분분'
내주 베이지북·고용보고서 관심

중국의 봉쇄조치와 리콜 사태 여파로 테슬라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 이에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한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지며 다시 한번 '테슬라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테슬라 주가는 급락 뒤 기계적 반등랠리를 보였지만 향후 실적에 대한 시장의 관측이 분분한 만큼 여전히 주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시즌을 마무리한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조절 기대감에 상승했다. 이 가운데 여전히 월가의 투자심리(투심)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주식 투자 비중을 이례적으로 대폭 줄이는 모습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급등락 테슬라, 향후 주가 흐름은?

지난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16일부터 21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70달러 선이 붕괴됐다. 11월21일 종가는 전일대비 7%가량 빠진 167.87달러로 마무리됐다. 2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급락한 테슬라 주가는 22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이틀만에 180달러를 다시 회복했다. 

지난주 초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린 건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였다. 부정적인 시각을 키운 첫 번째 요인은 리콜 사태였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미등 결함이 발생한 2023년형 모델3와 2020~2023년형 모델Y 32만대를 리콜을 진행했다.  

아울러 테슬라의 공략 시장인 중국의 경제상황과 관련된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자 베이징, 상해, 청두 지역에 봉쇄조치를 내리는 등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펼치고 있다. 

코웬의 제프리 오스본 애널리스트는 "중국 거시경제 지표 약세는 테슬라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며 "테슬라는 이미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가격을 한번 인하했으며 4분기 중간까지 상당량을 수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트위터 인수를 둘러싼 잡음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 인수 후 수천명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에 힘쓰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테슬라 경영 소홀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를 향한 사랑은 이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조회기간 11월17~24일) 국내투자자들은 테슬라를 1억3847만달러 어치를 순매수했다. 단기간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매수 기회로 삼은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의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씨티증권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씨티증권은 "총 매출이익률과 완전자율주행(FSD) 진행상황에 대한 추가적인 확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모간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하단인 150달러에 접근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저렴하게 매수할 기회라고 낙관했다. 반면, 22V의 존 로크 애널리스트는 1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속도조절 기대감에 뛴 뉴욕증시, 베이지북·고용지표 '이목'

한편, 뉴욕증시는 연준의 속도조절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과반수가 동의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연준의 피봇(정책방향 전환)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12월 FOMC에서 연준이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저지'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바 있다. 

증시를 좌우하던 실적 시즌은 마무리됐다. 현대차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S&P500 지수내 매출액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기업 비율 71%에 달했다. 과거 5년 평균치인 69% 대비 2%포인트 높다. 다만, 주당순이익(EPS) 서프라이즈를 보인 기업 비율은 69%로 과거 5년 평균치인 77%를 하회했다. 

애초에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높지 않았던 만큼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의 하락폭도 종전 대비 컸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 기업의 실적 발표 전후 주가 낙폭은 -3.5%로 과거 5년 평균인 -2.2%와 비교할 때 하락폭이 컸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피해가 가시화됐다는 평가 속 기업 펀더멘털 중심의 미국 증시 특징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가 '큰손'들은 주식 레버리지를 대폭 줄이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미 자산운용사 '언리미티드'에 따르면 지난 주 헤지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25년 평균치인 50%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성장주나 신흥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 헤지펀드 자산 가운데 성장주 투자 비중은 단 5%였으며 신흥국 투자 비중은 6%에 그쳤다. 이는 각각 장기 평균치인 15%, 11%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이 가운데 시장은 내주 나오는 연준 베이지북과 11월 고용보고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확대, 기준금리 인상 지속에 따른 수요 위축, 주택시장 둔화 등을 반영하면서 이번 베이지북에서도 경제 전망 우려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장 평가 변화를 중점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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